伊에 '일대일로 서명' 선물받은 시진핑, 프랑스에서도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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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19-03-24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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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中 주석 유럽 순방 첫 국가 이탈리아에서 극진한 대접

  • 이탈리아, 미국ㆍEU 반대에도 일대일로 MOU에 서명

  • 24일부터 프랑스 방문 시작... 마크롱 "일대일로 서명 안할 것"

악수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 [사진=신화통신]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확장의 꿈을 안고 유럽으로 떠난 ‘시진핑(習近平) 호’가 순항 중이다. 시 주석은 첫 방문 국가인 이탈리아에서 일대일로 양해각서를 얻어냄과 동시에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24일(현지시간) 시작되는 프랑스 방문부턴 난항이 예상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동참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면서다.

◆伊, 중국과 ‘일대일로’ 양해각서 서명…시 주석 극진한 대접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가 23일(현지시간) 로마에서 이탈리아를 국빈 방문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만나 일대일로 양해각서에 서명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전했다.

양국이 체결한 양해각서는 구속력을 가진 국제조약은 아니다. 그러나 이탈리아가 주요 7개국(G7) 가운데 일대일로에 처음으로 동참했다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특히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유럽연합(EU) 등 서방국이 중국 견제를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참여는 중국에 큰 힘을 실어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시 주석은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동참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고 신화통신 등 중국 현지언론은 강조했다. 시 주석은 “양국의 발전 목표가 맞아떨어지며, 경제적 상호보완성이 강해 양국의 협력 전망이 밝다”며 “중국과 이탈리아는 고대 실크로드의 양끝에 자리잡고 일대일로 협력을 펼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시 주석은 “양국은 긴밀한 협력을 통해 과학기술, 인프라 건설, 환경, 에너지 등 분야에서 큰 성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며 “이번 MOU체결을 계기로 소통을 더욱 강화해 다자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의 가세로 그동안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그리고 유럽의 비주류 국가에 국한되던 일대일로는 유럽 선진국까지 확대하게 됐다.

시 주석은 “이탈리아는 일대일로 건설에 있어 매우 중요한 지리적 이점을 가지고 있다”며 “이탈리아가 중국과 긴밀히 소통해 유럽과 중국 관계의 안정적인 발전에 촉진제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시 주석에게 극진한 예우를 했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 코리에레델라세라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기마병들의 호위를 받으며 대통령궁에 도착했고, 대통령궁 연회장에서 만찬을 즐겼다.

이탈리아 방문 당시 기마병 호위를 받는 국가 지도자들은 흔치 않다. 이탈리아 정부가 타국 원수에게 기마병 호위를 가장 마지막으로 제공한 것은 2010년 명예교황 베네딕토 16세의 방문 때다.

대통령궁 국빈 만찬에서는 세계적인 시각장애인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가 ‘오 솔레미오’를 열창했고, 콘테 총리를 비롯해 루이지 디 마이오 부총리 겸 노동산업장관, 비르지니아 라지 로마 시장 등 고위급 인사들이 참석했다.

◆프랑스와 일대일로 MOU 체결 ‘난항’ 예상

이탈리아에서 큰 성과를 거둔 시 주석은 24일 두번째 유럽 순방 국가인 프랑스로 향한다. 그러나 프랑스 방문은 이탈리아처럼 순조롭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프랑스 방문에 앞서 프랑스에게 중국의 일대일로 참여를 요청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은 일대일로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21∼22일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담에서 “이탈리아가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며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참여를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또 “프랑스도 중국과 경제협력 확대를 원하지만 이탈리아처럼 일대일로 참여 MOU를 체결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유럽 국가들이 대중정책을 통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마크롱 대통령과 24일 밤 만찬을 한 후 25일 파리에서 양국 각료들과 경제협력 방안에 대한 광범위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이후 26일 시 주석과 마크롱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을 함께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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