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적자 돌파구로 방산시장 선택…STX조선해양 흡수로 경쟁력 높여
삼강엠앤티는 1999년 경남 밀양에서 후육강관(두꺼운 판으로 만든 강관) 제조업체로 설립됐다. 후육강관은 주로 석유나 천연가스를 시추하는 해양플랜트에 쓰인다. 2008년 코스닥에 상장했으며, 현재 조선‧해양플랜트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하지만 삼강엠앤티는 2년째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2017년 영업이익(연결기준)이 적자 전환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순이익도 적자 전환했다. 전체 사업영역 중 조선‧해양 부문이 65% 가량 차지하는 만큼 업황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삼강엠앤티는 적자 탈출 방안으로 방산시장을 공략했다. 함정 방산 분야는 해군 및 국민안전처 소속 해양경비 안전 본부에서 지속적으로 함정 발주가 이뤄지고 있어 적정규모의 안정적 생산이 가능하다. 삼강엠앤티는 2017년 말 함정 분야 주요방위산업체로 지정되면서 해군함정과 해양경찰청함정 등 건조 사업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조선경기 악화에 영향이 받지 않고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삼강엠앤티 관계자는 “해양경찰청으로부터 1500t급 경비함 1척을 610억원에 수주한 데 이어 방위사업청에 계류지원정도 꾸준히 납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사청에서 발주하는 계류지원정은 방산물자가 아닌 일반물자인 만큼 일반 조선소도 참여가능 하지만, 방위산업체로 지정되면 가점이 있다.
특히 이번에 STX조선해양 방산 부문을 인수하게 되면서 활동영역이 넓어지고 경쟁력이 제고됐다는 평가다.
김영훈 경남대 조선해양시스템공학과 교수는 “기술만 가져와서 되는 게 아니라, 전문 인력이 있어야 한다“며 “STX조선해양의 기술과 인력을 모두 흡수한다면 (중소형 함정 방산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있다”고 말했다.
◇2달간 STX조선해양 기술·인력 흡수 집중…올해 3조억원 규모 공공선박 시장 열려
삼강엠앤티는 STX조선해양 측과 협의를 통해 방산부문에 필요한 장비를 인수하고, 앞으로 두달간 STX조선해양의 방산전문 인력을 충원할 계획이다.
삼강엠앤티 관계자는 “선박 건조시설은 (우리도) 갖추고 있어 방산부문에 필요한 특수 장비를 (STX조선해양으로부터) 인수했다”며 “설계 및 사업관리 직원들 중 이직을 희망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개인면담과 면접 등을 거쳐 20~30명 정도의 전문 인력을 흡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우선 확보 인력은 STX조선해양 방산전문 인력”이라며 “그 후에 필요하다면 시장에서 전문 인력을 뽑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방산 인력의 경우 10~20년 이상 종사해야 고속정‧상륙함‧전투함 등 특수선에 대한 전문성이 높아진다. STX조선해양은 방산부문의 사업영역이 따로 있는 만큼 특수선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전문 인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상황도 나쁘지 않다. 정부는 지난해 ‘중소형 조선사 경쟁력 제고’의 일환으로 올해까지 공공선박 40척 발주에 5조5000억원을 투입하기로 밝힌 바 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방사청에서 발주하는 군함으로 약 3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삼강엠앤티와 한진중공업 간 선점 경쟁이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쉽게 설명하면, 그동안 방산분야에서 큰 규모의 선박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대부분 선점했으며, 작은 규모는 STX조선해양과 한진중공업이 주로 맡아왔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STX조선해양이 수주난항 등을 겪자 한진중공업의 방산부문 실적은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의 2015년 전체 매출액 중 방산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3.80%에서 2017년 14.70%까지 증가했다. 매출액도 2015년 1246억원, 2016년 1295억원에서 2017년 3776억원으로 큰 폭 늘었다.
삼강엠앤티 관계자는 “한 회사가 독식하는 시장보다는 건전하게 경쟁하는 시장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한진중공업과 경쟁을 하게 된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해외 방산시장 공략을 아직 이르다고 판단한다. 올 상반기부터 국내 입찰에 집중해 차근차근 실적을 쌓을 계획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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