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래의 소원수리] 軍, 폭발 원인 규명없이 훈련 재개... '수류탄 경량화' 등 허울좋은 핑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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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 기자
입력 2019-03-26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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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년 9월 수류탄 폭발사고로 훈련 중단 후 3년 6개월만

  • 신형 수류탄, '엠보싱'처리, '안전손잡이' 길이 늘렸다 자찬

  • 국방부-기품원, '왜 수류탄 손에서 터졌나' 이유 아직도 몰라

폭발 사고로 중단됐던 수류탄 투척 훈련이 지난 5일 부사관학교, 지난 7일 육군훈련소에서 3년 6개월여 만에 재개됐다. 하지만, 뚜렷한 사고 원인 규명 없이 재개된 훈련에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2014년 해병대와 2015년 육군 수류탄 폭발 사고 발생 당시, 안전손잡이 제거 이후 4~5초가 지난 다음 폭발해야 하는 수류탄이 바로 손에서 터져 사상자가 발생했다.

 

국방부가 수류탄 폭발사고 후속 조치와 관련해 '신관 구조를 개선해 안전성이 향상된 개선된 수류탄을 조달해 교육훈련 등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지난 2017년 11월 밝혔다. [사진 = 연합뉴스 ]


재개된 훈련에는 안전손잡이 길이를 과거 제품보다 7㎜ 늘리고 미끄럼 방지를 위해 엠보싱 처리가 된 '경량화 연습용 수류탄'이 신규 도입됐다.

국방부는 신관 구조도 개선해 안전성을 높였다는 입장이지만, 오히려 폭발 사고를 일으킨 수류탄에서 유의미한 데이터를 추출, 반영하지 못한 수류탄을 도입했다는 비판이 불거지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 2017년 수류탄 관련 장병 안전성 향상 조치 추진이라는 보도자료가 나온 바 있다"며 "(국방부나) 국방기술품질원에서도 더 이상 추가적인 내용이 나올 게 없다"고 답변했다.

특히, 국방부와 국방기술품질원이 3년 6개월여간 '허송세월'을 한 게 아니냐라는 비판도 나온다.

국방부는 2015년 10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수류탄 품질결함조사위원회를 꾸려, 수류탄 신관 이상폭발에 대한 조사를 벌였으나, 폭발 원인을 명확하게 도출하지 못했다.

이후 지난 2017년 1월부터 그해 8월까지 대학교수 등 관련 전문가 5명으로 구성된 수류탄 신관 이상폭발 검증위원회를 발족했다.

그러나 검증위원회 역시 수류탄 품질결함조사위원회 조사 자료들에 대한 재검증, 자체 추가 시료 제작을 통한 기술시험 등을 했으나, '기술적 한계'를 이유로 원인 규명에 실패했다.

그간 국방기술품질원 역시 수류탄에 대해 X레이 촬영(비파괴검사)을 하는 등 기능 시험을 포함한 전수검사를 실시했으나, 수류탄 품질결함 요인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후속대책 역시 '수류탄 품질결함'에 대한 내용보다는, '안전 손잡이 좌우 이탈 각도 및 안전손잡이 길이를 증대', '교육훈련 시 수류탄 잡는 방법을 개선' 등 사용자 실수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내놓는데 그쳤다.

군 관계자는 "두 번 다시 같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며 "명확한 사고 원인 규명 없이, 새로운 수류탄이 도입됐다는 이유만으로 불안감을 완전히 해소했다고 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5년 9월 11일 오전 대구 육군 제50사단 신병훈련장에서 훈련 도중 수류탄이 터져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이날 오후 해당 군부대서 훈련병들이 막사를 빠져나오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



<군 신병훈련소 수류탄 폭발사고 일지>

▲ 1994.8.22 = 육군 9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 도중 수류탄 폭발해 2명 사망 3명 부상

▲ 1998.5.21 = 육군 3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 도중 수류탄 터져 2명 사망 4명 부상

▲ 2002. 8.8 = 경기도 모 육군 신병교육대 훈련장에서 홍모 이병이 수류탄 폭발로 사망

▲ 2004.2.18 = 전북 모 육군 신병교육대에서 훈련 중 수류탄 폭발해 교관 사망

▲ 2014.9.16 = 경북 모 해병대 교육훈련단에서 박모 훈련병이 수류탄 폭발로 사망

▲ 2015.9.11 = 대구 육군 50사단 신병교육대에서 수류탄 투척 훈련 중 폭발사고로 교관 사망, 2명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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