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양동안경찰서는 26일 김다운을 강도살인과 시체유기, 주거침입 등 5개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김다운은 범행 당시 경찰을 사칭한 공무원자격 사칭, 범행 전 이희진씨 아버지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한 데 따른 위치정보법 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김다운은 전날 신상정보 공개가 결정돼 다른 날과 달리 마스크나 모자 등을 쓰지 않고 경찰서에서 검찰로 이동했다. 그러나 외투 깃을 올리고 고개를 푹 숙이며 스스로 얼굴을 가렸다.
대학원을 마친 뒤 미국에서 요트임대 사업을 했으나 사업에 실패하고 이혼한 뒤 2017년 7월에 홀로 귀국했다.
이후 경기도 화성 동탄에 있는 어머니 집에서 주로 머물며 중소기업에 취직하기도 했지만 곧 그만 뒀다. 그 뒤부터는 별다른 직업 없이 생활해왔다.
그러다 이희진씨가 불법 주식거래와 투자 유치 혐의 등으로 수백억대 돈을 챙긴 뒤 수감된 사실을 알고는 지난해 4월부터 이씨 부모에 대한 범행 계획을 세웠다. 이희진씨 돈을 부모가 몰래 관리하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김다운은 지난해 4월 이희진씨에게 피해를 본 투자자들 인터넷 모임에서 피해자 1명을 만나 이씨가 빼돌린 재산 규모와 가족관계 등을 파악했다. 이어 지난달 범행을 실행했다.
김다운은 지난달 25일 중국 동포인 A씨(33) 등 3명을 고용해 경기 안양시에 있는 이희진씨 부모 아파트에서 이씨 아버지(62)와 어머니(58)를 살해하고, 현금 5억원이 든 돈 가방을 강탈한 혐의를 받는다.
김다운은 범행 이후 이씨 아버지 시신은 냉장고, 어머니 시신은 장롱에 유기했다. 다음 날인 26일 오전에는 이삿짐센터를 불러 아버지 시신이 든 냉장고를 평택에 있는 창고로 옮기기도 했다.
공범인 중국 동포들은 범행 당일 중국 칭다오로 달아났고, 김다운은 시신 발견 이틀날인 17일 검거됐다.
김다운은 경찰 조사에서 공범들이 이희진씨 부모를 살해했다며 범행 일부를 부인하고 있다. 26일 오후 검찰 송치를 위해 안양동안경찰서를 나오면서도 “범행을 일정 부분 계획한 건 있지만 내가 죽이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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