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어닝쇼크 예고에 IT펀드 "팔때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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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미 기자
입력 2019-03-2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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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대장주' 삼성전자의 사상 초유의 어닝쇼크 예고에 IT펀드 투자자들도 환매와 유지의 갈림길에 섰다. 연초 이후 수익률도 두 자릿수를 넘어가면서 환매를 저울질하기 쉬워졌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IT기업에 찬바람이 불겠지만 업황 회복 신호도 조금씩 감지되고 있는 만큼 좀 더 두고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사진=아이클릭아트]

◇올해 IT펀드 수익률 '랠리'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IT펀드(29개)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14.88%의 수익을 냈다. 같은 기간 전체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5.46%에 불과했다는 것과 비교하면 두드러지는 성과다.

상품별로 보면 삼성자산운용의 '삼성FANG플러스1.5배레버리지증권투자신탁H'이 수익률 25.69%로 가장 성과가 좋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TIGER반도체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22.80%)과 삼성자산운용의 '삼성KODEX반도체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22.77%)도 20%대 수익률을 보였다.

IT펀드가 이렇게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연초 이후 국내외 IT주가 랠리를 달린 덕이다. 실제 국내에서 KRX정보기술지수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902.91에서 1005.91로 11%이상 올랐다. 미국의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주도 이 기간 평균 상승률이 22.7%에 달했다.

수익률 호조에 환매 움직임도 엿보인다. IT펀드에서 최근 6개월간 415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최근 한 달 동안에도 215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사진=아이클릭아트]

◇현실은 어둡지만…"비관은 일러"

더욱이 삼성전자가 창사 이후 처음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이례적으로 어닝쇼크를 공식화하면서 투자자들의 고심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1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열흘 앞둔 전날 메모리 반도체 가격하락이 당초 전망보다 크다고 밝혔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3년 만에 적자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고했고, 증권가 이익전망 예상치(7조5000억원)도 너무 높다고 설명했다.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한 시도다.

상황이 이렇자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전반적인 IT기업들의 실적이 대폭 하락할 것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1개월간 IT 종목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전망치)를 분석해 본 결과 1분기까지는 안 좋은 흐름이 불가피 해보인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삼성전자와 LG전자 외에도 IT기업 실적 하향은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비관은 이르다는 분석이 많다. 1분기 바닥을 찍고 반등할 가능성이 높고 업황 회복 조짐도 조금씩 확인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회복이 점점 가시화되고 있고 기대하지 않았던 스마트폰 사업도 3년 만에 개선 조짐을 보인다"며 "하반기 메모리 시황이 개선되는 속도가 빨라지면 2분기부터 회복 국면에 들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문다솔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에서는 IT, 유럽에서는 내수·통신 기업이 이달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며 작은 변화들이 관찰되고 있는데 공통적인 모습은 매출 성장률의 반등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라며 "최근 미국 IT기업에서 나타나는 긍정적 변화가 한국 IT 업황 개선 신호로 볼 수 있을지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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