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관계에 불똥튄 '자유조선' 습격사건…北 해방인가, 미국의 큰 그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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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19-03-28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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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월 22일 스페인 북한대사관 습격사건 주도한 '자유조선'

  • 북한의 해방 촉구하는 반북단체

  • 주범, 뉴욕서 FBI와 접촉...북한의 해방 VS 미국 뒷공작 '논란' 분분

  • '신뢰' 쌓아야 하는 시기에 북미관계 타격, 돌발변수 등장

[사진=자유조선 홈페이지]


최근 발생한 스페인 북한대사관 습격사건이 반 북한단체인 ‘자유조선’의 소행으로 알려지면서 다시 한 번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자유조선이 습격의 배후에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존재 가능성을 언급했기 때문입니다. 자유조선은 누구이며, 그들의 노림수는 무엇일까요?

시계를 거꾸로 돌려봅시다. 지난 2월 22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북한 대사관에 난데없이 괴한이 침입했습니다. 이 괴한은 대사관 직원들을 결박하고 4시간 가량 억류한 뒤 컴퓨터와 휴대폰 등을 빼앗아 달아났습니다. 이 사건은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탈출한 여성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정작 피해자인 북한은 당시 “아무일도 없었다”고 했고, 스페인 당국도 구체적 경위를 밝히지 않아 사건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습니다.

사건 발생 약 한 달 뒤인 지난 27일 자유조선이라는 반 북한단체는 홈페이지를 통해 “스페인 북한대사관 침입 사건은 우리들의 소행”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이들은 대사관 습격 뒤 "FBI와 상호 비밀유지에 합의하고 막대한 잠재적 가치가 있는 특정 정보를 공유했다“면서 ”현재 이 조건은 깨졌고, 다른 정부는 개입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북한대사관을 습격한 10여명 가운데 한국, 미국, 멕시코 국적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범은 멕시코 국적자인 아드리안 홍 창(미국거주)으로, 리스본을 거체 뉴욕으로 달아났습니다. 홍 창은 뉴욕에서 FBI와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연합뉴스]


자유조선이 미국에 넘긴 ‘가치있는 (북한)정보’의 존재는 무엇일까요. 이와 관련해 태영호 전 주영 북한공사는 ‘핵심 암호프로그램이 담긴 변신용 컴퓨터’라고 주장했습니다. 태 전공사는 이 컴퓨터가 평양과 해외 주재 북한 대사관이 주고받는 전보문의 암호를 해독하는 장비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평양과 대사관이 주고받는 변신용 컴퓨터가 도난당했다면 큰일”이라면서 “암호프로그램이 담긴 컴퓨터가 미 FBI에 넘어갔다면 (원천파일 교체 등으로)한동안 평양과 모든 북한 공관은 암호통신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행동을 주도한 자유조선은 북한의 해방을 목적으로 결성됐다고 주장하는 반북단체입니다. 지난 2017년 천리마민방위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처음 알려졌습니다. 천리마민방위는 암살된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의 장남 김한솔 등 가족들을 각종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신들을 '탈북자를 돕는 단체'라고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사진=중국중앙(CC)TV 캡쳐]


만약 ‘자유조선’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를 북한이 어떻게 받아들을 지 걱정입니다. 미국이 이번 사건의 배후라면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이 겉으로는 회유하면서 뒤로는 배신공작을 했다'고 주장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북한과 미국은 제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협상 재개와 강경 대치의 갈림길에서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양국에 ‘신뢰’가 절실한 상황에서 또 다시 신뢰를 저 버릴 수 있는 사건이 등장해 새로운 국면에 재를 뿌리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자유조선의 노림수는 평양의 해방일까요, 아니면 북미 갈등 조장이었을까요. 그리고 이는 미국의 큰 그림이였을까요.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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