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박삼구 회장은 최근 발생한 아시아나항공의 감사보고서 문제 등에 책임을 지고 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나기로 했다. 박 회장은 그룹 회장직 및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 등 계열사 대표이사직과 등기이사직, 금호고속 사내 이사직도 내려놓는다.
그룹 측은 박 회장의 사퇴는 최근 아시아나항공이 감사보고서와 관련해 금융시장에 혼란을 초래한 데 대해 수장으로서 책임을 지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제출기한을 하루 넘겨 공개한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 '한정'을 받았다. 이 여파로 금호산업도 감사의견 '한정'을 받았고, 주식시장에서 두 회사의 주식 매매는 한때 정지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박 회장은 27일 저녁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아시아나항공의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한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채권단에서 힘써 달라는 내용과 함께 자신이 퇴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이날 '그룹 임직원에게 보내는 글'을 통해 직원들에게 직접 퇴진 소식을 알렸다.
그는 "아시아나항공의 2018년 감사보고서와 관련, 그룹이 어려움에 처하게 된 책임을 통감하고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주주와 채권자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한 퇴진이 임직원 여러분들에게는 저의 책무를 다 하지 못한 것이라는 모순에서 많은 고심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고객의 신뢰와 재무적 안정을 위한 여러분의 협력도 과제로 남기게 되어 안타깝다"며 "이 모든 것은 전적으로 제 불찰이고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전날 대한항공 주총에서 대표이사 연임에 실패한 것도 박 회장의 퇴진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당분간 이원태 부회장을 중심으로 그룹 비상 경영위원회 체제로 운영된다. 빠른 시일 내 외부 인사를 그룹 회장으로 영입할 계획이다.
그룹 관계자는 "그룹은 물론 대주주는 어떤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아시아나항공의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