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에 따르면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 25일 IBM, 화이자, 리오틴토 등 글로벌 기업들과 만난 자리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개방을 제안했다. 이 내용은 이번 주 베이징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일단 자유무역지구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해 본 다음 단계적으로 개방한다는 구상이다. 시범 지역으로는 구이양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까지만 해도 중국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는 건드리지 않으려 했음을 감안할 때 중국의 또 다른 양보 조치로 해석된다.
미국 협상단 측은 중국 정부가 미국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들에 합작회사 설립을 강요하며 중국 내 독자적 활동을 막고 있는 반면 중국 기업들은 미국 시장에서 제약 없이 활동하고 있다면서 문제를 제기해왔다. 중국 정부는 2017년 중국에서 수집한 개인정보와 데이터는 중국 내 서버에 저장해야 한다는 내용의 ‘사이버정보보안법’을 시행하면서 통제력을 강화한 바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경계심을 나타내면서 섣부른 낙관을 삼갔다. 폴 트리올로 유라시아그룹 애널리스트는 WSJ에 “중국은 최소한 이 부문(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개방)에서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 미국의 요구를 거부할 수만은 없다고 본다”면서 “하지만 악마는 디테일에 있는 법”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중국 전역에까지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을 개방할지, 어떤 대상에 어느 수준으로 개방할지 불확실하다는 지적이다.
스콧 케네디 국제전략연구소(CSIS) 전문가는 중국이 제시한 클라우드 제안은 완전한 자유화가 아니라 재량을 갖고 일부만 수정을 가하는 중국식 관행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 베이징에서 협상을 시장한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단은 내주에는 워싱턴으로 이동해 막바지 조율에 전력할 예정이다. 양국이 구체적인 합의 문구를 작성할 정도로 협상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는 관측이 있지만, 합의 이행 장치 등 일부 쟁점에서는 여전히 견해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미중 무역협상은 최종 타결까지 몇 주 혹은 몇 달이 걸릴 수 있다면서, 시간에 연연하기보다 확실한 중국 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커들로 위원장은 28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연설을 통해 “협상은 시간에 달리지 않았다. 정책과 정책의 이행에 달려있다”면서 “몇 주 안에 끝날 수도 있고 몇 달이 걸릴 수도 있다. 대통령이 말했듯이 미중 무역협상은 미국을 위한 훌륭한 거래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최대 관심사”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양국이 합의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 무역전쟁의 확전을 피하려고 하지만 여전히 미국의 대중 관세 철폐와 같은 이슈에서 이견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무역협상 타결 후 관세 전면 철폐를 바라지만,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합의 이행이 확실해질 때까지 “상당기간 동안” 관세가 유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커들로 위원장 역시 “우리는 지렛대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일부 관세가 존속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이 사안은 미중 무역협상에 포함됐으며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귀국한 다음 이와 관련해 설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중 무역협상 마무리하는 서명식이 될 미중 정상회담은 빨라도 4월 후반이 될 것이며 일각에서는 6월까지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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