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보안법은 애플과 같이 개인 정보를 취급하는 클라우드컴퓨팅 업체의 데이터 서버를 반드시 중국 내에 두도록 한 법이다. 2017년 6월부터 시행됐다. 이 법에 따르면 중국에서 중대한 정보 인프라를 운영하는 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정보공개 요구가 있을 시 반드시 이에 응해야 한다. 정부 승인 없이 인터넷 데이터를 해외에 저장하거나 반출하는 것도 금지됐다.
미·중 갈등의 주요 사안 중 하나인 ‘화웨이 사태’ 역시 이 법으로부터 시작됐다. 미국은 화웨이 장비에 도청과 정보 유출을 가능케 하는 이른바 ‘백도어(backdoor)’ 장치가 숨겨져 있을 수 있으며 사이버 보안법에 따라 중요 정보가 중국 정부로 흘러 들어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은 무역협상의 의제 중 하나로 사이버보안법을 완화하는 방안을 여러 차례 논의하고자 했지만, 중국은 이를 거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중 무역협상의 걸림돌 중 하나를 디지털 무역규제라고 꼽은 바 있다. 외국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들에 대한 차별 중단과 기업들의 중국 내 데이터 저장 요구 완화 등 미국의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협상에서는 달랐다. WSJ는 “중국 측이 무역협상의 남은 걸림돌이 되고 있는 이 문제를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해외기업에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을 단계적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앞서 WSJ는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최근 IBM, 파이자, BMW 등 글로벌 기업 대표와 만나 이 같은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이번 베이징 무역협상에 대해 양측 모두 긍정적 평가를 내놓았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미·중 무역협상이 새로운 진전을 이뤘다"며 "무역과 경제 이슈 협상 합의문에 대한 논의도 진행했다"고 30일 보도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양측은 기술 이슈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 했다”며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도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 백악관도 협상 종료 직후 “양국은 협상과 중요한 다음 단계들에 대해 솔직하고 건설적인 논의를 나눴다”며 “진전이 계속해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중국 협상 대표단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베이징에서의 무역협상은 건설적이었다"고 밝혔다.
류허(劉鶴) 부총리를 단장으로 한 중국 협상팀은 미국과의 협상을 이어가기 위해 다음주 수요일인 4월3일 워싱턴D.C에 도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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