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적이는 여행지는 NO! 한국의 멋과 전통 체험하는 개인 관광자원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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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정 기자
입력 2019-04-0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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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 곳곳에 숨은 개인 관광자원 눈길...소장품 전시된 갤러리, 천연 염색 공방 등 인기

동림매듭공방 작품 [사진=코스모진 제공]

최근 개별 자유 여행객의 증가로 원하는 대로 일정을 구성하는 스마트한 여행객이 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명소 외에도 한국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발길을 돌리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개인 소장품이나 물려받은 유산을 이용해 문을 연 개인 갤러리나 한국의 문화재를 보존하는 국내 장인들을 찾아 한국의 전통과 멋을 체험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증가하면서 잘 포장된 개인 관광 자원은 차세대 관광 콘텐츠로 재조명받고 있다.

실제로 외국인 관광 전문 여행사 코스모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체험형 관광 상품이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정명진 코스모진 대표는 “특히 외국인 VIP 손님의 경우 한국에서 특별한 경험을 원하기 때문에 인파가 몰리는 국내 유명 명소보다는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곳을 원한다”라고 덧붙였다.

◆개인 소장품을 전시한 이색 갤러리 탐방

인사동에 위치한 칼(刀, Knife)) 박물관은 전 세계에서 수집된 수천 개의 칼들이 전시된 곳으로, 인사동에 오면 꼭 한번 들러봐야 하는 명물 중 하나다.

이곳 갤러리 한정욱 관장이 중학교 시절부터 돈이 생길 때마다 남대문, 동대문을 가리지 않고 발품을 팔며 모은 칼이 지금까지 이르게 됐다고.

그의 갤러리에는 지금은 보기 힘든 한국 전통의 호신용 칼 은장도부터 일본도, 중국검, 다마스커스검, 유럽검 등을 구경할 수 있어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의 흥미를 불러일키기 충분하다.

2002년 종로구 가회동에 문을 연 가회민화박물관은 국내 전통 민화 전문 박물관으로 윤열수 관장이 개인적으로 꾸준히 수집해 온 민화와 부적관계 자료 등을 일반인에게 공개하고 우리 문화유산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설립됐다.

이곳에는 민화 700여점, 부적 800여점, 전적류 150점, 무신도 100여점, 타 민속품 150여점 등 약 2,000여점의 소장품이 전시돼 있으며 한국의 예술성을 알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외국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프랑스, 폴란드, 일본, 중국, 호주 등 여러 나라에서 매년 해외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상시로 자작나무엽서 그리기, 까치호랑이, 모란도 그리기 등 민화그리기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어 초등학생부터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인기다.

◆장인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한국의 멋 배우기

조금만 눈을 돌리면 숨어있는 국내 관광 자원을 만날 수 있다. 바로 마스터라 불리는 장인들이다.

안국역 2번 출구 근처에 위치한 동림 매듭공방은 서울 근교에서 매듭 장인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2004년 문을 연 동림매듭공방의 심영미 관장은 조선 궁중에서 매듭 일을 한 시왕고모와 그 기술을 전수받은 아버지로부터 매듭을 사사받은 매듭기능전승자다.

이 곳에서는 액세서리와 장식품 등 매듭공예품을 판매하기도 하고 매듭공예를 체험할 수 있으며 노리개, 허리띠, 주머니, 선추, 유소 등 우리나라에 전래돼 온 각종 장식용 매듭에서부터 실, 끈, 장신구 등 매듭의 재료까지 총망라해 전시를 하고 있다.

한국의 천연염색 방법인 쪽염색을 체험할 수 있는 곳도 있다.
 

하늘물빛 전통 천연염색 연구소에서 해볼 수 있는 쪽염색 체험 [사진=코스모진 제공]

하늘물빛 전통천연염색연구소의 홍루까 소장이 운영하는 이 곳은 대대로 가업을 이어가고 있어 더욱 특별하다.

홍루까 소장은 어머니한테서 염색방법을 배운 후 지금은 그의 아들까지 뛰어 들어 함께 작업을 하고 있다.

쪽염색은 마디풀과 여러해살이풀인 쪽을 이용한 전통염색 기법으로 천연 소재를 사용했기 때문에 친환경이나 다름없다.

이곳에 오면 천연염색기법으로 염색해 빛깔이 곱고 찬란한 실과 홍루까 소장의 회화작품 등 만나볼 수 있으며, 해외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쪽염색 체험도 가능하다.

◆역사가 담긴 고풍스런 한옥 체험

경복궁과 창덕궁처럼 왕이 살던 궁궐을 구경하는 것도 의미있지만 평범한 서민들의 향취가 묻어나는 살림살이를 구경하는 것만큼 재밌는 게 있을까?
 

락고재 전경[사진=코스모진 제공]

한국의 전통 한옥이 즐비한 북촌 한옥 마을에서도 직접 실내에 들어가 풍류를 즐기며 한국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락고재다.

2003년에 개관한 이 곳은 옛 진단학회의 건물을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제 10호 서천 대목장 기능보유자 정영진씨가 정자, 연목, 굴뚝, 장독대, 기와담장, 그리고 소나무, 대나무 등을 이용해 개보수함으로써 전통 한옥의 멋을 그대로 살렸다.

대지 130평, 건평 40평에 5개의 방으로 이루어진 아담한 건물로, 주로한국 전통문화를 체험하고자 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집 전체를 빌려주며, 9명까지 기거할 수 있다.

한국의 문화재를 사랑한 작가의 집터를 구경할 수 있는 곳도 있다.

서울 성복구 성북동 골목 안에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의 저자로 잘 알려진 미술사학자 혜곡 최순우 선생의 옛 집이 자리잡고 있다.

1976년부터 1984년 작고할 때까지 살던 집으로 ‘최순우 옛집’이라는 간판을 달고 누구나 관람하기까지 어려움도 있었다.

2000년대 초, 성북동 일대에 다세대주택 건립 바람이 불면서 이 집도 개발을 피할 수 없었으나 자연, 문화유산보존 비영리단체에서 시민과 기업을 대상으로 10억 원을 모금해 이 집을 매입했고 시민문화유산 1호로 부활하게 됐다.

집 입구에는 100년이 훌쩍 넘은 나무 한 그루가 관람객을 맞고 있으며, 집안에는 최순우 선생의 저서가 전시돼 있어 들어가서 읽을 수 있다.

부엌으로 쓰던 공간에는 안경, 라디오, 사진기, 육필 원고도 전시돼 있어 1970~80년대 작가의 손때가 묻은 소장품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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