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진주시 얘기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지난 3월 29일 찾아간 진주시에서 그 의문이 풀렸다.
2017년 상반기 진주시는 중소기업청 주관한 청년창업지원 공모사업인 ‘청춘다락’과 ‘청년몰’ 사업이 동시 선정돼 이를 진주중앙시장 일대에 조성했다. 이 두 곳간의 거리는 불과 200m이내지만 한쪽은 여전히 영업 중이고, 한쪽은 전부 폐점상태이다.
“청춘다락이 망했는데 또 큰 돈 들여서 하나 등 초반에 오픈하면서 부정적인 기사가 많아서 걱정했어요...”
지난해 12월 청춘다락 바로 뒤편 새로 오픈한 청년몰 2차 사업 구역에서 장사를 시작한 이모씨(33)의 말이다. 지난 2월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두 가게도 문을 닫았다. ‘청춘다락’이라는 간판이 무색할 정도로 유리문 안은 을씨년스러웠다.
사업 시행 2년이 지난 지금 진주중앙시장 ‘청춘다락’ 구역에서 영업 중인 가게는 없다. 근처 상인의 말에 의하면 14개 점포 중 마지막 남은 2개 점포마저 지난 2월 계약 만료 후 재계약을 하지 않고 다 나갔다고 한다. 오픈 당시 초밥, 수제 맥주, 디저트, 꼬치 등 젊은이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다양한 음식을 판매했으나 지금은 텅 빈 구역이다.
기존 중앙시장 상인들은 실패의 원인이 ‘부족한 교육과 소통의 부재’라고 입을 모았다. 청춘다락 밑에서 이불가게를 운영 중인 A씨(60대)는 “처음에는 사람이 많았는데 시간이 갈수록 준비단계가 미흡했던 점이 드러났다”며 “자기들끼리 호흡이 안 맞은 점도 문제”라고 귀띔했다. 박현호 진주중앙시장상인회 회장은 “청춘다락은 조합 없이 개인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교육이 미흡해 어려웠을 것”이라며 “사업의 규모가 달랐던 것도 실패 원인 중 하나”라고 밝혔다.
‘청춘다락’이 입점한 곳의 위치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현재 ‘청춘다락’에서 장사를 했던 상인들은 다른 곳에서 여전히 장사 중이라고 한다. ‘청춘다락’ 바로 뒤편에 위치한 청년몰 2차 구역의 상인들도 위치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상인 이모 씨(30대)는 “위치상으로 진주 시내이고 시장 자체가 커서 유동인구가 많지만 2층 구석에 위치해 찾기가 어렵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덧붙여 “음식의 질은 괜찮고, 한번 온 손님은 계속 찾아오시니 찾아오는 길을 보완하기 위해 시청과 협의 중이고, 홍보 마케팅 방법을 연구 중”이라 말했다.
상인들은 ‘청춘다락’ 실패의 영향을 받을까봐도 걱정했다. 앞서의 상인 이 씨는 “청춘다락에 관해 부정적인 기사가 나가고, 청년몰 모집 당시 미달이 돼 아쉬웠다”며 “앞의 실패사례가 되지 않게 노력 중”이라며 걱정했다. 실제로 이번 청년몰 2차 구역은 청년 상인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조합의 대표를 맡고 있는 이 씨는 “시장 상인들과 불화를 예방하고, 진주시와 소통하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진주중앙시장 인근 지하상가에 오픈한 청년몰 1차 사업 구역은 성황리에 영업 중이다. 현재 20개 점포 중 17개 점포가 운영 중이다. 3개 점포는 매장 확장을 위해 나갔다. 다른 지역 청년몰과 다르게 지하상가라는 특징을 잘 잘려 성공한 경우다.
청년몰 상인들은 1차 구역의 성공을 2차 사업까지 이어가려고 노력한다. 앞서의 김 씨는 “조리를 할 수 없는 지하상가의 특징상 우리에게 온 손님들을 2차 청년몰로 안내해준다”며 “서로 유기적으로 활동하고 도와주고 있다”고 했다.
진주시는 젊은이들의 발길이 뜸한 전통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청년 취업난을 해결하기 위해 두 사업을 동시에 진행했다. ‘청춘다락’ 사업으로 14개 점포를 모집해 총 3억5천만 원을 지원했다. ‘청년몰’ 사업에는 20개 점포를 모집해 총 15억 원을 지원했다.
세금으로 조성된 청년 지원사업의 실패의 영향은 상인들과 후발 청년 상인들이 떠안았다. 2017년 진주시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중기청에서 진행한 두 가지 청년 사업 선정되며 시너지 효과를 노렸지만, 오히려 역효과가 난 셈이다.
한편 중소벤처기업부의 자료에 따르면 18년 7월 전국적으로 202개의 점포 중 72개는 휴폐업상태이다. 올해는 총 18곳 내외의 청년몰을 조성 및 지원하고 상인 지원금 및 전통시장 대학협력 지원을 포함 총 117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라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