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영향으로 '영국 탈출'을 감행하고 있지만 국내 시중은행들은 이에 따른 리스크 없이 차분히 사업을 진행해 나가고 있다.
신디케이트론 주선사나 법무·회계 관련 전문가들이 런던을 본거지로 하고 있어 런던에 IB 데스크를 운영하는 것이 은행 입장에서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달 영국 런던지점에 'IB 유닛'을 개소하고 그룹차원의 글로벌 IB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런던을 홍콩, 뉴욕과 함께 국민은행의 글로벌 IB허브로 활용해 '글로벌 투자형 IB'로 발전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최근 EU지역에서 영업 기반을 다지고 있는 우리은행은 그동안 유럽의 거점 역할을 해온 영국 런던지점 대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유럽법인을 새로 설립했다. 브렉시트에 대한 대비뿐 아니라 한국기업들이 활동하고 있는 동유럽 지역의 진출이 쉬워서다.
그렇다고 런던지점을 축소하는 것은 아니다. 런던지점에 IB 데스크를 그대로 유지하고 유럽법인과 함께 유럽시장을 투트랙 전략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런던에 지점이 있는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 역시 브렉시트에 따른 타격은 거의 없다. 현지 기업 대상 영업이 아닌 현지 진출 국내기업 대상 영업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에서 실행한 대출도 신디케이트론이어서 브렉시트 변수에 따른 리스크는 지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EU지역 동일인 원칙'에 따라 EU소속 국가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면 다른 EU국가에서는 간소화된 절차로 지점 신설이 가능하다.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런던에 유럽법인이 있는 은행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 은행들은 유럽법인이 아닌 지점 형태로 런던에 진출해 있어 큰 영향 없이 IB 업무를 통한 이익 실현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브렉시트에 대한 위험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런던은 뉴욕, 홍콩과 함께 세계적인 IB 거점으로 꼽히고 있어 놓칠 수 없는 시장"이라며 "오히려 런던 현지에 지점이 있어 타 금융기관보다 현지 사정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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