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窓으로 경제보기 ⑫ ] 닮은꼴 예산 팽창, 정부와 프로야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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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인 스포츠 칼럼니스트․前 KT스포츠 커뮤니케이션실장
입력 2019-04-03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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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인 스포츠 칼럼니스트]



내년 나라 살림살이가 500조원이 넘는 ‘초(超) 수퍼 예산’으로 짜일 전망이다. 경기 부진으로 세수(稅收) 증가세는 꺾이는데 나랏돈 씀씀이는 크게 불어 재정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26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2020년도 예산안 편성및 기금 운용 계획안 작성 지침’을 통해 “내년에는 경기 대응과 소득 재분배, 혁신 성장에 중점을 두면서 재정을 적극적으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 예산이 사상 처음 500조원을 돌파할 경우, 올해(470조원)보다 30조원 넘게 늘어난다. 문제는 정부 지출은 느는데 세금 수입 전망은 좋지 않다는 점이다. 기재부는 예산안 편성 지침에서 “최근의 세수 호조 추세는 둔화될 전망”이라며 세수 여건이 나빠질 것임으로 예고했다. 정부가 올해 1분기(1~3월)가 채 끝나기도 전부터 추가경정예산 편성의 운을 띄우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 예산까지 팽창시키는 것은 무리한 ‘재정 살포’란 지적이 많다.

예산(지출) 팽창은 정부나 프로야구단이나 비슷한 추세다. 프로야구는 프로 스포츠 4대 종목중 최고 인기 종목이다. 최고 인기인만큼 선수단 운영에 돈이 많이 든다. 남자 배구는 외국인 선수를 한 명 기용, 남자 농구는 2명까지 기용할 수 있지만 야구는 10개 구단이 공히 3명 씩을 보유하고 있다. 야구 외국인 선수의 계약금및 연봉은 지난해까지 제한이 없었으나 올해는 총액 100만 달러(약 11억3천만원) 상한으로 정해졌다. 체재비와 본국 방문 항공료 등을 포함하면 최소 1인당 12억원이다. 3명이면 36억원.

외국인 선수보다 국내 FA(자유계약선수)의 몸값이 훨씬 더 든다. 10년전만 해도 1군 등록 8년을 하게 되면 자격을 얻는 국내 FA의 ‘4년간 계약금+연봉’은 30~40억원이었다. 하지만 일본과 미국 프로야구를 거치며 돌아온 이대호(롯데)가 3년전 무려 150억원을 기록하며 스타급 선수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최고의 공격형 포수 양의지는 올해 두산에서 NC로 유니폼을 바꿔 입으며 총액 125억원을 받아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역대 3위는 김현수(LG)의 115억원, 4위는 최 정(SK)의 106억원으로 100억원 이상 선수가 매년 두명씩 탄생하고 있다.

선수 투자에 가장 많은 비용을 쓴 팀은 롯데 자이언츠. 최근 5년간 국내 FA에만 무려 541억원을 지출했다. 선수 연봉, 훈련비, 원정 숙소비 등을 합친 선수단 운영비는 올해 10개팀중 최고인 5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문제는 지출만큼 수입이 따르지 못한다는 점이다. 입장료, 중계권료, 야구용품 등 총수입이 200억원을 갓 넘기는 실정에서 부족분은 모기업의 광고 협찬으로 충당하기 때문이다. 모기업의 재정이 탄탄하면 연간 200~250억원이 큰 부담이 되지 않지만, 불경기가 길어지면 야구단이 자생력을 잃게 된다. 한번 오른 선수의 몸값은 내릴 수가 없으므로, 선수 수를 줄여야 할 지경에 이를 수가 있다. 이는 프로스포츠 산업의 위축으로 이어진다. 팽창 일로의 정부 예산과 프로야구단 지출,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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