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알짜 정보, 돈 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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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 기자
입력 2019-04-0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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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리츠종금증권, 기관에 분석 보고서 유료 제공

  • 유안타·하나금융투자, 외국인·기관 수급 정보 제공 서비스 유료화

외국인 및 기관 수급 정보를 제공하는 유안타증권의 서치 369 서비스 이미지. [사진=유안타증권 제공]


증권사 정보도 알짜 정보는 이젠 돈 내고 봐야겠다. 증권사들이 수익 다각화 차원에서 정보 제공 업무를 쏙쏙 유료화 하고 있다.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리서치 보고서도 수수료를 받겠다는 증권사가 등장했다.

3일 금융위원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과 유안타증권은 올해 1월과 3월 금융위에 부수업무를 신고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리서치센터가 발간하는 보고서를 기관이 상업적으로 이용할 경우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리서치센터의 분석 보고서를 주문 없이 이용하겠다는 기관이 있어 수수료를 받고 제공하기 위해 금융당국에 신고를 했다"며 "현재 수수료를 내겠다는 기관은 1곳이지만, 추가적으로 더 요청이 오면 확대 여부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안타증권도 지난달 7일 홈트레이딩서비스(HTS)와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 내 투자정보를 유료로 제공하겠다며 부수업무 신청을 한 뒤, 같은 달 15일부터 '서치369'라는 이름으로 유료 콘텐츠 제공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치369는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가 집중 매수·매도하는 종목을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전 HTS나 MTS를 통해서도 외국인과 기관들의 거래 현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장중 4~5차례에 불과해 기관과 외국인들의 거래 추세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았다.

서치365는 장이 시작한 뒤 3분과 6분, 9분에 기관과 외국인의 집중 매수 및 매도 종목을 알려준다. 또 30분, 60분, 90분과 11시, 2시, 3시에도 집중 매수·매도 종목을 제공해 기관과 외국인의 거래 추세를 투자자들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금액과 시가총액을 비교하고, 집중 거래 회사별 기관과 외국인의 수급 현황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서치 369는 유안타증권 주식거래 시스템 티레이더를 개발한 전진호 상무 작품이다. 일반 투자자는 정보 비대칭성 때문에 기관과 외국인의 넘어설 수 없는 만큼 이들의 거래 추세를 데이터로 제공한다면 충분히 유료화도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서비스 이용료는 월 9만9000원이다.

설호윤 유안타증권 콘텐츠팀 차장은 "지난해 말 티레이더 3.0을 출시하면서 서치369도 시범적으로 선보였는데, 이 번에 업그레이드해 유료화한 것"이라며 "거래 포착 시 금액과 실시간 거래금액을 알 수 있고, 외국인과 기관의 거래 추세가 계속 유지되는 건지 이탈되는지 볼 수 있어 투자자에게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HTS나 MTS를 열지 않아도 확인할 수 있도록 알림 서비스 등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 정보를 먼저 유료화한 곳이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1월 18일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도 종목을 실시간으로 추정해 알려주는 '더힌트(The Hint)'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실시간 수급 정보를 매매 시그널을 토대로 매집 강도가 높은 종목을 보여주고 쌍끌이 매수 종목을 수급 핵심주로 제시한다. 하나금융투자는 별도 수수료를 받지는 않지만,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주식 거래를 할 때 추가 수수료율로 0.09%를 적용한다.

안태현 하나금융투자 e-비즈니스실 과장은 "서비스 초기에는 코스피는 시가총액 4000억원, 코스닥은 2000억원 이상 종목으로 제한됐지만 지금은 각각 2000억원과 1500억원으로 정보 제공 종목을 확대했다"며 "제시 종목 중 5영업일 동안 수익률이 가장 높은 종목을 '수급 탑픽'으로 알려주는 점도 새롭게 추가된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이들처럼 유료 서비스를 확대하려는 증권사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익구조를 다양화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고민과 알짜 정보를 보고 싶은 일반 투자자들의 수요가 맞아 떨어진 비즈니스"라며 "빅데이터를 활용해 더 정밀한 거래 정보를 유료 서비스로 전환하려는 증권사들이 차츰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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