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대란 준비하자] “플라스틱 처리 방안, 재활용 아닌 재사용에 초점 맞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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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등용 기자
입력 2019-04-03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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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가들,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에 '재사용 목표제' 도입 등 주장

  • 유럽선 '프라이부르크 컵' 등 플라스틱 재사용 열풍

그동안 무관심하게 여겼던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국민 인식도 환경 문제가 심각해지자 줄이자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지난 2일 실시한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및 해결 방안에 관한 대국민 인식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5%가 '국내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특히 일회용 플라스틱 전면 사용금지와 같은 정부의 강력한 법적 규제에 동의하냐는 질문엔 88.5%가 ‘그렇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 92.3%는 기업의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정부 규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91.7%는 일회용 플라스틱 대신 제품 재사용을 늘리는 비즈니스 모델을 이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50% 감축하고, 재활용률을 기존 34%에서 70%까지 올리는 종합대책을 추진 중이다. 종합대책은 재활용 폐기물에 대한 공공관리 강화와 함께 재활용 시장 안정화 방안을 중점적으로 검토해 제품 생산부터 폐기물의 재활용까지 각 순환단계별 개선대책을 담고 있다.

하지만 환경 전문가들은 정부 대책이 지나치게 재활용 방안에만 치우쳐 있다고 지적한다. 재활용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자원 순환적 관점에서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 주장이다.

◆“플라스틱 폐기물 대책, ‘재활용’ 아닌 ‘재사용’ 초점 맞춰야”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을 보면 재사용 개념에 대해 ‘재활용 가능 자원을 그대로 또는 고쳐서 다시 쓰거나 생산활동에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막상 포장 용기 등을 재사용하기 위한 제도는 ‘빈 용기 보증금’ 제도가 전부인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플라스틱 사용 저감을 위해선 재활용보다 재사용이 우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에 있어서도 재사용을 재활용보다 우선하고, 빈 용기 재사용을 확대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는 플라스틱 제품 생산자에게 제품 생산부터 회수, 재활용까지 전 과정에 의무를 부여하고 미이행 시 재활용 부과금을 매기는 제도다. 김지은 법무법인 디라이트 변호사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에 ‘재사용 목표제’를 도입해 미비한 재사용 정책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이어 “보증금제도를 도입하고 이를 장려하기 위해 포장용기 규격을 통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증금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여수호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기획홍보팀장은 “재사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제품에 보증금을 부과한다면 소비자가 사용한 제품을 반환할 수 있는 유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선 ‘플라스틱 재사용’ 열풍

지난해 5월 유럽연합(EU)은 순환경제 패키지(Circular Economy Package) 일환으로 폐기물지침 개정안(Legislative Package)을 채택했다. 개정안에는 순환경제 실천을 위한 행동계획 및 이행방안이 담겼는데, 특히 재사용에 대한 개념이 중요한 의제로 다뤄지며 대폭 강화됐다.

이런 법 개정은 실제로 여러 유럽 국가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독일 프라이부르크 컵이 대표적인 사례다. 프라이부르크 컵은 1유로 보증금이 부과된 재사용 컵으로, 사용 후 카페에 반납하면 보증금을 받는 방식이다. 프라이부르크 시가 1회용 컵을 줄이기 위해 시작한 캠페인인데, 현재 105개 카페가 참여 중이다.

핀란드 유통회사들은 재사용 가능한 포장재를 중심으로 한 순환경제 모델을 구축했다. 이소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생활환경연구실장이 '재사용 법제 개선 토론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페루스테 사는 재사용 및 순환이 가능한 택배포장 서비스(리팩, RePack)를 개발해 운영 중이다. 고객이 주문 시 리팩을 선택하면 포장지에 대한 보증금이 부과되는데, 포장지를 업체에 반환하면 보증금을 돌려받는 방식이다. 유통업체는 고객이 반환한 포장지를 재활용한다.

중국에서는 온라인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공유 택배 상자를 제작해 대대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전자유통업체 쑤닝이거우는 1000번 재사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공유 택배 상자를 제작해 컴퓨터 기기와 가전제품 등 손상되기 쉬운 품목을 대상으로 사용을 확대할 예정이다.

 

프라이부르크 컵 [사진=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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