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본부장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에서 "북한은 제재 압박에도 계속 핵무기 위협을 키워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제재를 통해 북한의 특정한 행동을 끌어낼 수는 있지만, 근원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며 "결국 협상 기본적인 해결책은 제재가 아니다. 따라서 제재와 함께 북미 대화가 계속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북미가 조금 더 넓은 대화를 할 수 있길 바란다. 비핵화뿐만 아니라 평화체제, 관계 정상화, 신뢰 구축 등의 문제에 있어 북미가 대화를 하면 (이 역시) 비핵화를 이루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탑다운 방식'의 한계에 대한 우려에 그는 "실무진 간의 협의가 충분히 이뤄지면 보완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 본부장은 "하노이에서 진행된 2차 북미정상회담의 실패 이유 중 하나는 실무진 수준에서 북미 문제가 적절히 조율되지 않은 점"이라면서 실무진 간 협의가 충분치 않은 것이 실질적인 하노이 회담의 결렬 원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1월 스톡홀름에서 이뤄진 남북미 3자협의를 예로 들며 "당시에 진솔한 대화를 통해 상호 이해의 기반을 다졌다. 실무 대화 차원에서 조금 더 많은 논의가 이뤄진다면 '탑 다운' 전략의 효율성이 배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하노이 회담의 결렬로 생긴 도전과제 중 하나로 '회의론적인 시각'을 짚었다. 부정적인 단기적 회의론적 시각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주장이다.
이 본부장은 "비핵화 협상에 있어서 제일 필요한 건 우려의 목소리 외에 건강한 회의론적 시각"이라면서도 협상이 안좋게 흘러갈 때 마다 회의론이 커지는 점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산된 하노이 회담에서는 눈에 보일 결실이 없었기 때문에 대화를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근거 없는 회의론에 맞서 싸우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이 짚은 또 다른 과제는 부족한 시간이다. 그는 "만일 협상이나 대화없이 헛되이 시간만 보내게 된다면 어느 국가에도 이롭지 못한 상황이 온다"며 "특히 경제개발이 막히기 때문에 북한 주민이 오래 고통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간 지날수록 북미의 상호불신은 심각해질 것"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궁극적으로 공통의 목표를 갖고 있는 양쪽이 원하는 결과 이루지 못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