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르노삼성 노사 합의점 찾기…더 늦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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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19-04-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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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한영훈 기자]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의 파업이 반년을 넘어섰다. 그동안 노사 간 깊은 대화는 몇 차례 오고 갔지만, 여전히 봉합점은 찾지 못하고 있다.

최대 쟁점은 '인사경영권'이다. 노조는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인력 전환 배치와 추가적인 인력 채용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 측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인사권은 경영진 고유의 권한일 뿐 아니라 부산 공장의 생산성 저하를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두고 현재 노사가 집중 교섭을 진행 중이지만, 타협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처럼 노사가 지난 6개월간 평행선을 달리는 동안, 르노삼성의 경영환경은 그야말로 벼랑 끝에 내몰렸다. 주요 수치들이 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르노삼성의 지난해 판매실적은 직전 연도 대비 17.8% 감소했고, 올 1분기 판매실적 역시 전년 동기보다 39.6%나 줄었다. 사측이 추산한 파업 누적 손실금액은 2100억원에 이른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더 큰 문제는 노사갈등으로 인한 피해가 애꿎은 협력업체에까지 돌아간다는 데 있다. 최근 부산상공회의소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협력사 30곳은 파업이 시작된 이후 조업을 단축하거나 중단한 상태다. 납품물량이 15~40% 줄어 이 같은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게 이유다.

부산시의 피해 규모도 만만치 않다. 르노삼성이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수출 비중이 20% 이상인 만큼 수출경쟁력 약화, 고용 불안정 등의 여파를 고스란히 감당해야 한다. 결국, 장기간 지속되는 노사 갈등으로 인해 르노삼성을 비롯해 협력사·지역경제까지 모두가 피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얼핏 보기에 노조만큼은 피해 범위에서 자유로운 것 같지만, 그것도 장담하기는 힘든 문제다.

앞서 닛산은 '생산 불안정'을 이유로 부산공장에 위탁했던 '로그' 생산분을 지난해 10만대에서 올해 6만대까지 줄이기로 했다. 르노그룹 본사 역시 파업이 지속된다면 부산공장에서의 '신차 위탁생산 중단'이라는 강수를 두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만약 위탁생산 중단이 현실화될 경우, 실적 방어를 위한 '인력 구조조정'은 자명한 수순이다. 이는 결국 노동자에게 피해가 돌아가게 된다.

노사 모두 눈앞의 실익만 챙기려 하면 안 된다. 회사와 노조, 협력업체, 나아가 지역경제까지 모두가 살기 위한 합의점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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