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모터쇼 2019’의 자율주행 셔틀 시승행사 현장.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및 운영 기업 스프링클라우드의 '스프링카’가 모습을 드러내자 직원의 설명이 이어졌다.
스프링카는 ‘꿈의 자율주행’이라고 불리는 5단계 자율주행차다. 자율주행 5단계는 미국자동차공학회(SAE)가 정의한 완전 자동화된 차량으로, 주행 환경에 운전자의 개입이 전혀 없다. 좌석 수는 총 11개. 서서 탈 수 있는 인원까지 하면 최대 15명까지 탑승한다. 대기하던 인원이 모두 오르자 차량이 자동으로 문을 닫고 출발했다. 차량 내부에 있는 디스플레이는 운행 구간을 나타냈다. 앞에 벽이 보이자 7㎞/h 속도로 서행하면서 방향을 바꿔나갔다. 주행 중에 앞에 임의로 그린 건널목을 발견하고는 5초가량 정차하다가 다시 출발했다.
함께 탄 직원은 “차량 옆에 붙어있는 라이다(LiDAR)와 GPS 장치가 자율주행을 가능하게 한다”며 “이미 일본, 싱가포르 등 19개 국가에서 자율주행 셔틀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차량 모두 시승행사의 특성상 일반 도로가 아닌 인도로 다녀 최대 속도인 25㎞/h를 내진 못 했으나, 자율주행의 정점인 무인운행이 가능한 시대가 머지않았음을 실감하게 했다.
SK텔레콤도 이번 모터쇼에서 연세대학교와 함께 개발한 자율주행차를 선보였다. 기아자동차의 경차 모델 ‘레이’에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했다. 경우에 따라 운전자와 자율주행 시스템이 모두 운전을 할 수 있는 자율주행 2단계 차량이다. SK텔레콤은 쏘카를 통해 자율주행 카셰어링(차량공유) 서비스를 한다는 계획이다.
기아자동차는 모터쇼에서 차량이 미디어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감성주행 기술 ‘리드(READ)’를 통해서다. 이는 기아차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랩 산하의 ‘어트랙티브 컴퓨팅 그룹(Attractive Computing Group)’과 함께 개발한 기술이다. 인공지능(AI)의 머신러닝 기능이 적용된 카메라가 운전자의 표정을 읽고 그날의 감정을 분석한다.
기아차 부스에 마련된 리드 체험 공간에 앉았다. 정면에 있는 카메라를 봤다. 기자의 표정을 분석한 리드 시스템은 “Why so serious, 뭐가 그렇게 심각하신가요?”라고 말하곤 신나는 클럽 음악을 틀어 분위기를 띄웠다. 시연을 담당한 직원은 “기분에 맞는 향을 뿜어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도 자사의 부스에서 자율주행 시대의 미래를 체험하는 시뮬레이션을 전시했다. 완전 자율주행차가 목적지를 가는 동안 날씨에 어울리는 음악을 틀고, 목적지에 관련한 콘텐츠를 화면에 띄워주는 식이다. 갑자기 도로로 달려든 아이를 발견해 정지하고, 해킹을 막는 보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자동으로 해낸다.
SK텔레콤 현장 관계자는 “미래에는 차량 내부에서 음악, 영상 등의 콘텐츠를 구매하고 쇼핑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5G 시대에 발맞춰 자율주행 규제가 풀려 미래 성장동력으로 손꼽히는 자율주행 상용화가 속도를 낼 것이란 기대감도 커졌다.
지난 4일 오후 11시 한국이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성공하고 하루가 지난 5일,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자율주행차법)’ 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부는 자율주행 관련 인프라(자율주행 시스템, 정밀도로지도 등) 구축과 대중교통 등의 교통물류체계 도입 등을 담은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해야 한다. 자율주행 기술의 도입과 시장 확산을 위해 정부는 기술개발과 전문인력 양성, 국제 협력 등을 지원해야 한다.
자율주행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시범운행지구도 마련된다. 시범운행지구는 자동차 안전기준과 여객·화물운송 등에 관한 8개 법에 규제 특례를 준다.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새로운 사업 모델과 서비스 등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국토부 관계자는 “자율주행차법 제정을 계기로 국민 생활을 편리하고 안전하게 할 새로운 자율주행 서비스·비즈니스의 도입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