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재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이르면 이날 늦어도 내일께 인도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오는 9일 인도 첸나이 현대차 공장 방문을 비롯해, 하반기 완공을 앞둔 기아차 아난타푸르 공장 등을 둘러보고 인도지역 판매 현황과 시장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인도 출장은) 정 부회장의 지난 2월 미국에 이은 올 들어 두 번째 출장”이라며 “인도 시장에 대한 그의 높은 관심을 엿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이 주목한 인도의 최대 강점은 높은 성장성이다. 인도 전체 자동차 판매 대수는 2014년 254만여대에서 매년 3~8%의 고속성장을 이어가며 지난해 337만대까지 커졌다.
현대차는 지난 1998년 인도 첸나이 지역에 생산 공장을 설립하며, 시장 진출의 첫발을 뗐다. 첸나이 공장의 생산 능력은 연간 70만대 수준이다. 올 초에는 5년간 1조원을 추가 투자해 생산능력을 5만대 가량 늘리기로 했다
실적 성장세도 가파르다. 최근 3년 연속 인도 내 연간판매량 ‘50만대’ 고지를 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인도 시장 판매량은 55만대에 달했다. 사상 최대 실적이다. 시장 점유율도 꾸준히 올라 지난해에는 16%를 넘어섰다.
기아차는 본격적인 인도 시장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있다. 오는 9월부터 아난타푸르 현지 공장이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 이 공장은 2017년 10월 착공에 들어가, 이미 설비공장의 90% 이상을 마무리하고 시험생산에 돌입한 상태다.
연간 생산능력은 약 30만대로 추산된다. 가동 초기 연 10만대 수준을 유지한 뒤, 2021년부터 30만대 양산 체제를 갖출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에는 인도 최대 경제도시인 뭄바이와 콜카타에 판매거점도 마련했다.
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이 이번 출장을 통해 현대·기아차의 인도 내 빠른 입지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거란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가 그간 다져놓은 사업적 인프라를 활용해 기아차의 빠른 안착을 돕는 게 핵심이다. 이를 통해 인도 내 시장 점유율을 최대치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다. 현재 인도에서는 일본과 인도의 합작회사인 스즈키-마루티가 승용차 시장 점유율의 절반 이상 차지하고 있다.
최근 축소 중인 중국 사업의 비중을 인도로 옮기는 작업이 진행될 거란 의견도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최근 중국 내 일부 공장의 가동 중단을 검토하고, 희망퇴직을 받는 등 중국 사업 규모를 줄여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성장가능성이 높은 인도 출장에서 이에 대한 대안을 모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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