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내부에선 이해찬 대표 체제에 대한 회의론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손혜원 무소속 의원은 지난 4일 “이번 선거에서 입증된 바이지만, 이해찬이 움직이는 곳에는 군중도 없고 효과도 없다. 그의 유세는 그대로 이적(利敵·적을 이롭게 함)이 된다”는 한 네티즌의 글을 인용, “다음 총선 전망에 대해선 XXX선생님의 생각에 동의한다”고 적었다.
손 의원은 5일 “민주당이 오만할까 걱정이지만, 180석, 이 대표를 믿는다”며 발언을 뒤집었지만, 당내에선 이에 동조하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이 대표의 강성 발언이나 건강 상태 등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한 중진의원은 선거 전 “선거에선 역동성을 보여줘야 하는데, 이 대표의 얼굴로 총선을 승리로 이끄는 게 가능하겠느냐”고 묻기도 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젊은’ 얼굴을 상대하기엔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다음달 8일 열릴 원내대표 경선이 이 대표의 리더십을 가늠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당 관계자는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선 ‘내 당선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느냐’가 표심을 가를 것”이라고 했다. 새로 선출되는 원내대표는 총선까지 당을 이끌게 되지만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배정 외엔 별다른 ‘당근’을 줄 수가 없다. 때문에 의원들의 관심이 공천이나 ‘당선 기여도’에 쏠리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손 대표는 강행돌파 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당 윤리위원회는 손 대표 비판에 앞장서 온 이언주 의원에게 당원권 정지 1년의 중징계를 내렸고, 최측근 인사인 이찬열 의원은 공개석상에서 “갈라서자”고 말하기도 했다. 손 대표의 한 측근 인사는 “이제는 힘과 힘으로 부딪혀야지”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을 임명해 버티기에 나설 수 있다. 최악의 경우 ‘분당’ 수순에 들어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또한 정의당과의 공동 교섭단체 구성을 놓고 소속 의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 내부에선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터라 정의당과의 교섭단체 구성으로 정체성 논란을 일으켜선 안 된다는 정서가 강하다. 한 명이라도 반대한다면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없어 진퇴양난의 상황이다.
정치컨설팅그룹 민의 박성민 대표는 “모든 당이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해 총선을 치를 가능성이 50% 이상”이라며 “이해찬 대표나 손학규 대표나, 정동영 대표, 심지어는 황교안 대표까지 내년 총선까지 지휘할 가능성이 낮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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