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사랑했던 경영자 '故 일우 조양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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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사진 찍는걸 즐겼던 경영자다. 중학생 시절 부친 故(고) 조중훈 회장에게 카메라를 선물받은게 사진을 찍는 계기가 됐다.

조 회장은 "좋은 곳을 사진 찍어서 사람들에게 보여 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생전 사진 찍는 이유에 대해 밝힌 바 있다.

이렇게 찍은 사진을 조 회장은 지인들과 공유했다. 실제 조 회장은 새해 인사와 함께 자신이 찍은 사진을 엮어 만든 달력을 2001년부터 외국기업 CEO와 주한 외교사절 등 국내외 지인에게 선물했다. 기업을 경영하는 CEO가 직접 만든 사진은 지인들에게도 인기만점이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부친인 조중훈 회장과 함께 있다.[사진=한진그룹]


사진을 사랑하는 조 회장은 이를 경영에도 접목했다. 앵글에 따라 달라지는 사진처럼 조직도 관점을 어떻게 바꾸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른바 '앵글 경영론'을 펼쳤다.

지난 2011년에는 조 회장이 직접 촬영한 사진이 대한항공 광고에도 쓰였다. 조 회장이 찍은 영주 부석사, 장승, 태백산 풍광 등이 영상에 담겼다. 조 회장은 '항상 변화하며 새로운 마음과 각오로 더 나은 미래를!'이라는 경영철학 문구도 직접 넣었다.
 

달력에 실린 조양호 회장 사진.[사진=한진그룹]


그는 사진 분야 작가를 후원하기 위해 '일우 사진상'도 제정했다. 사진상은 조 회장의 호인 일우(一宇)를 따서 이름 붙여졌다. 일우 사진상은 2010년부터 예술, 광고, 다큐멘터리 등 모든 사진 관련 분야에서 활동하는 작가를 육성하고 있다.

일우사진상을 수상한 작가의 사진은 대한항공 서소문 사옥 1층에 '일우 스페이스'에 전시된다. 이곳은 매표소가 있던 장소지만 시민들의 문화 전시 공간으로 거듭놨다.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전시 공간을 제공하고 고궁, 미술관 등 주변의 문화 시설들과 조화롭게 어우러지면서 차별화된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만든 이유를 밝힌 바 있다.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조양호 회장.[사진=연합뉴스]


조 회장은 생전 사진집을 한 권을 펴냈다. 이제는 유작이 된 이 사진집에는 아름다운 하늘의 모습, 창공을 날아가는 새 등 한평생 하늘을 동경했던 그의 마음이 녹아있다. 

"순간을 영원한 아름다움으로 담아낸 사진을 보며 우리가 지나치고 있는 일상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된다. 부친이 선물해주신 카메라를 메고 세계를 여행하며 렌즈 속에 담아왔던 추억들이 아직도 가슴속에 선연하다. 이제는 나의 아들과 함께 그 전통을 이어 카메라를 통한 우리들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의 사진집 머릿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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