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사령관으로 내정된 이승도 현 합동참모본부 전비태세검열단장(55·소장)이 임기 2년을 마치면 무조건 군복을 벗어야 했던 해병대 비운의 역사를 바꿀 주인공이 될지 주목된다.
지난 5일 국회를 통과한 군인사법 일부개정법률안(해병대 4성장군 진급 근거법)으로 인해 해병대사령관도 4성 장군인 합참의장 등에 도전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해병대는 1949년 4월 15일 진해 덕산비행장에서 380명의 소수병력으로 창설했다. 지난한 역사를 거쳐 1990년 해병대사령부는 합동참모본부 ‘군령’(軍令) 계선상의 작전사령부이면서도 해병대 운영에 관한 제반 사항을 관장하는 ‘군정’(軍政) 사령부임을 인정받았다.
미 해병대 대장인 조지프 던포드가 합참의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이런 해병대가 7대 사령관부터 대장 계급을 달 수 있었다. 게다가 대장 계급의 역사도 길지 못했다. 9대 사령관을 마지막으로 해군에 편입되면서 최고 지휘관 계급이 다시 중장으로 내려갔기 때문이다.
비운의 역사는 17대 사령관 시절인 1987년 해병대사령부 재창설 때도 사령관 계급은 중장으로 묶여 이어졌다.
현 전진구 해병대사령관(해사 39기)까지 34명이 해병대를 이끌어왔지만 7대 강기천, 8대 정광호, 9대 이병문 사령관 단 3명만이 대장으로 전역한 것이다.
해병대 사기 진작과 위상 강화를 위해 2011년 군인사법 제19조 제4항은 개정됐다. 하지만 오히려 연합·합동작전 분야에 상당한 전문성을 갖고 있음에도 법상 임기가 끝나면 당연전역 하도록 옥죄는 명분으로 작용했다. 실력이 있어도 대장으로 진급시켜 군사력 증진에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원천적으로 차단됐던 것이다.
해병대 내부에서는 이같은 '허울 좋은 3성 서열 1위'와 '비운의 역사'를 이승도 내정자가 끊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해병대 출신 한 예비역 장성은 "군사정권 시절 보상 성격으로 대장에 진급했던 과거의 해병대사령관과 달리, 이승도 해병대사령관 내정자가 진정한 4성 장군 도전의 첫 물꼬를 터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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