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공유주방’ 사업에 본격 나설 계획이지만 가시적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실제 그룹의 스타트업 투자 의지와 별개로 계열사에서 제각각 사업모델을 구축하고 있어, 실질적인 투자 효과는 요원한 상황이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스타트업 ‘심플프로젝트컴퍼니’의 공유주방 서비스 ‘위쿡(WECOOK)’에 모인 투자금 총 135억원 가운데 롯데는 10% 가량인 15억원을 투자했다. 위쿡 투자에 참여한 대기업 가운데 가장 적은 금액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새벽 배송’ 등이 온라인 식품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롯데도 공유주방에 유통·서비스·외식 계열사를 투입하기로 했다. 온라인 식품 시장은 신선하면서 소비자 기호에 맞는 식품공급과 원활한 유통망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심플프로젝트컴퍼니는 공유주방에 입점한 식음료 사업자들과 롯데를 연결해주는 훌륭한 중개자 역할을 한다.
롯데의 경우, 롯데호텔 소속 요리사 200여명이 업무 외 시간 메뉴개발 공간으로 위쿡을 활용할 예정이다. 또 롯데슈퍼, 롯데쇼핑 e커머스는 식음료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판로를 지원하고, 자체 브랜드(PB) 제품을 개발한다.
롯데GRS(지알에스)는 자사 운영 복합시설물 내에 심플프로젝트컴퍼니가 키운 우수한 식음료(F&B) 사업자의 매장 입점을 추진한다. 배달전용 제품 연구개발도 함께 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 1월 초부터 진행한 협업 논의는 4개월째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계열사별로 구체적인 사업계획도 나오지 않은 상태다.
롯데액셀러레이터는 롯데지주의 자회사다. 법인 설립 자본금 가운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분의 1가량인 사재 50억원을 출연했다. 오너가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는 회사인 만큼 성과 내기에 급급해 과장되게 발표를 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위쿡 공유주방 사업에 투자한 식품기업 관계자는 ”같은 사업에 투자하고도 마치 롯데가 단독으로 어떤 성과를 낸 것처럼 비치는 것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해당 스타트업에 투자한 회사들이 롯데의 행보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 것은 알고 있지만, 이슈를 선점하는 것도 스타트업 육성의 한 부분이라고 본다”며 “롯데액셀러레이터를 통해 10억원 이상을 별도 투자한 경우는 드물다. 그만큼 공유주방과 롯데와의 활용 가치를 사업적으로 높게 평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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