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무역전쟁 상시화되나..세계 경제에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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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9-04-10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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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겨냥 보복관세 계획에 무역전쟁 불확실성 높아져

  • IMF, 세계 성장률 전망 내리며 무역갈등 리스크 지목

“무역전쟁은 아직 끝난 게 아니다. 글로벌 경제는 계속 무역전쟁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을 겨냥해 110억 달러(약 12조5000억원)어치 보복성 관세 부과를 선언한 것에는 이런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해석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종전을 향해 달리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관계를 바로잡고 싶은 상대가 중국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의미다. 세계 경제가 미·중 무역협상 타결을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지만 머리 위에 드리운 무역전쟁의 그림자는 사라지지 않을 조짐이다. 

 

[사진=AP·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는 8일 EU가 에어버스에 불법 보조금을 지급해 미국이 연간 110억 달러어치 손해를 보고 있다면서, 보복성 관세 부과를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헬리콥터에서 치즈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보복관세 대상 예비 품목을 공개하며, 올해 여름 세계무역기구(WTO)의 최종 판결을 기다린 뒤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9일 트위터로 "WTO는 EU의 에어버스 보조금이 미국에 악영향을 미친 사실을 확인했다"며 "미국은 이제 110억 달러의 EU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블룸버그는 EU의 에어버스 불법 보조금을 이유로 트럼프 행정부가 WTO의 판결에 따라 보복 조치를 취하기로 한 결정이 나쁘게만 해석되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WTO 무용론을 주장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WTO가 주도하는 세계 무역시스템을 여전히 존중하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트럼프발 무역전쟁이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에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9일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3개월 전에 비해 0.2%포인트 깎은 3.3%로 제시하며, 글로벌 성장 둔화의 중대 리스크로 무역갈등을 다시 지목했다. 3.3%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강타했던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IMF는 "글로벌 무역갈등이 이른 시일 내 해소된다면 세계 경제에 상당히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추가적인 무역갈등과 이로 인한 정책적 불확실성이 세계 경제를 더 압박할 위험이 남아있다"고 경고했다.

CNBC는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내 무역전쟁이 상시화될 것이라는 징후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지난해 9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하는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을 체결하고도 여전히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중국과 무역협상 타결 후에도 관세 일부를 존치하고 싶다며 중국을 끝까지 압박하고 있다는 점이 그렇다.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 불균형 해소나 불공정 무역관행 철폐 등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관세를 지렛대로 쓰겠다는 의도를 시사하는 대목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국가안보를 이유로 수입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한 고율관세를 검토하고 있으며, 최종 결정은 5월에 나올 예정이다. 무디스는 미국의 자동차 관세가 한국 성장률을 0.3%포인트 갉아먹을 수 있다고 추산했다. 다음 주 워싱턴에서 시작되는 미·일 양자 무역협상도 팽팽한 신경전을 예고하고 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카운터파트인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경제재생상은 최근 어떤 거래건 호혜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쉽게 양보하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에단 해리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중국과 무역합의에 이르더라도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전쟁은 상대와 이유를 바꿔가며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을 지키는 한 무역전쟁의 강도가 달라질지언정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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