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조양호 회장 별세 소식이 알려진 지난 8일 한진칼 대차거래 계약이 체결된 주식수는 190만9347주였다. 전체 상장종목 가운데 가장 많은 거래량이었다.
예탁원을 통하지 않고 증권사가 중개한 대차거래 물량까지 합하는 금융투자협회 집계에선 같은 날 한진칼 대차거래량은 198만121주를 기록했다. 상장지수펀드(ETF)인 'TIGER 200'의 200만주를 제외하면 가장 많은 규모다.
한진칼 다음으로 메리츠종금증권(198만주), KT(93만주), DGB금융지주(75만주), 한국카본(50만주) 등이 뒤를 이었다. 한진칼 대차거래는 지난달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주총 전후로 주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증감을 반복하다 이달 들어 대거 늘었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장기 보유한 기관투자자가 주식이 필요한 투자자에게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빌려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공매도를 하려는 투자자가 많으면 대차거래는 덩달아 늘어난다.
한진칼의 공매도 거래량도 5일 1만9295주에서 8일 80만8621주로 40배 넘게 증가했다. 대차거래로 한진칼 주식을 빌린 투자자들이 8일부터 향후 주가 하락을 염두에 두고 공매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조양호 회장 별세 이후 그룹 지배구조 개편이나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 이 과정이 반드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것도 아니다. 지배구조에 큰 변화가 없을 수도 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조양호 회장 타계로 지분 상속 등을 통한 후계 승계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지만 이로 인해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 진에어, 한진, 그리고 정석기업 등은 현재의 구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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