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등 양국관계 조율을 위해 북한을 4차례나 방문했던 폼페이오 장관이기에 이번 발언은 논란이 될 수 있다.
이날 미국 상원 세출위원회 소위에서 민주당 패트릭 리히 의원은 폼페이오 장관에게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불렀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마두로에게 사용한 표현이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에게도 사용할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폼페이오 장관은 "물론이다. 내가 그런 말을 확실히 했었다(Sure. I'm sure I've said that)"고 답했다. 김 위원장을 '독재자'로 표현하겠느냐는 질문에 폼페이오 장관이 긍정의 답을 한 것으로 읽힌다.
리히 의원은 이후 한번 더 "내가 제대로 들었는지 확인하려고 한다. 마두로는 독재자다. 김정은은 독재자다. 엘시시는 권력을 유지하려고 헌법까지 바꾸는 데 독재자가 아니라는 것인가"라고 되물었고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고 엘시시 대통령에 대해서만 답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2월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에도 김 위원장과의 관계가 여전히 좋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북한 측도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는 부정적 언사는 삼가해왔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을 폭군이라고 부르겠다고 했지만, 이집트의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에게 독재자의 칭호를 붙이는 것은 꺼려했다. 엘시시 대통령의 장기집권을 위한 개헌 추진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두둔하는 입장을 보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매정하고 끔찍한 세계가 있다는 것은 틀림없지만 모든 지도자가 같은 건 아니다"라며 "일부는 나라 전체를 완전히 파괴하려고 하고 다른 이들은 우리와 협조하면서 미국인들의 안정을 보장하고 있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떤 지도자들을 독재자라고 부를 수도 있고 권위주의적 지도자(authoritarian)라고 부를 수도 있지만, 이들은 근본적인 차이가 있으며 미국이 반응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AFP는 "인권단체들은 북한이 세계에서 가장 인권 수준이 낮은 국가 중 하나로 보고 있으며, 정부에 대해 반대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며, 대규모의 정치수용소에 8만에서 13만에 달하는 이들이 살고있다"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