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일가 배수진, 3년 내 정상화 약속... 안 되면 아시아나항공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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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19-04-10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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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일가가 '금호고속 지분 전량 담보'라는 배수진을 쳤다. 대신 5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해 달라고 채권단에 요청했다. 이 돈으로 3년 안에 그룹을 정상화하지 못하면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주력 기업을 팔겠다는 단서도 달았다. 박 전 회장의 경영 복귀도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금호아시아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10일 금호아시아나 측이 오너 일가의 금호고속 지분 전량을 채권단에 담보로 맡기고, 이를 대가로 채권단에 5000억원의 유동성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 전 회장과 아들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의 금호고속 지분은 42.7%이고, 부인 이경열씨와 딸 박세진씨의 보유지분은 4.8%다. 문제는 박 전 회장과 박 사장의 지분은 금호타이어 지원 조건으로 이미 담보로 잡혀 있다는 점이다.

금호아시아나는 채권단이 이 담보를 해제할 경우, 박 전 회장과 박 사장의 금호고속 지분을 다시 담보로 맡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부인과 딸의 지분만 신규 담보로 제공하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산은 관계자는 "아직 금호타이어 관련 대출이 남아 있어 이를 해제할 수 있을지는 검토해봐야 할 사안"라고 말했다. 현재 금호타이어의 대출 잔액은 27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박 회장 일가의 금호고속 지분 가치는 2018년 10월 공시 기준(주당 10만5513원)으로 1300억원 정도”라며 “그러나 그룹의 최정점에 있는 금호고속의 지분인 만큼, 수치적인 것보다는 그룹 전체를 걸고 아시아나항공 정상화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라고 분석했다.

금호아시아나는 추가 자금 지원이 이뤄지면 우선적인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고 재무 상황을 적극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금호아시아나가 올해 갚아야 할 채무 1조2000억원 가운데 4000억원은 채권단 대출금이다. 이를 상환 유예·연장하는 내용으로 재무구조개선약정(MOU)을 다시 맺자고 제시한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수익성 개선을 위해 보유 항공기를 팔고 비수익 노선을 정리하는 한편, 인력 생산성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자구계획 이행 기한은 3년으로 못 박았다. 3년 내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주력 부문인 아시아나항공 매각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자구계획을 채권단이 수용할 경우 금호산업 등 아시아나항공 대주주는 채권단의 매각 절차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금호산업은 산은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할 경우 보유지분 및 상표권 사용 등과 관련해 매각 절차에 하자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 관계자는 "일단 금호아시아나가 자구계획을 제출했으니 그 내용을 보면서 채권단이 모여 논의해봐야 할 것"이라며 "지금 당장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고 빠른 시간 안에 결정을 하겠다"고 전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전 회장 [사진 = 금호아시아나그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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