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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 美법무, "트럼프 캠프 스파이 활동 조사할 것..민주당 "음모론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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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9-04-1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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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당, 바 장관 정치적 동기 의심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선 캠프에 대한 '스파이' 활동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를 조사하기 위한 팀을 꾸리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바 장관이 국가기관의 합법적 수사를 ‘스파이’ 행위로 묘사했다며 즉각 반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바 장관은 10일(현지시간)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연방수사국(FBI)의 트럼프 캠프에 대한 조사의 배경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캠프 인사 수사와 관련해 “스파이 활동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정치 캠프에 대한 스파이 활동은 큰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2016년 오바마 행정부 당시 FBI가 러시아와의 공모가 의심되는 트럼프 캠프 인사에 대해 감청 영장을 발부 받아 벌인 정보 활동을 '스파이 활동'으로 묘사한 것이다. 

WSJ은 바 장관의 이날 발언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으로 그리는 동시에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마녀사냥이라고 비난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은 자신들이 불공정하게 감시 대상이 되어 왔으며, 법무부와 FBI 조사관들이 정치적으로 민주당에 편향돼 있다고 주장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트위터로 러시아 스캔들 조사를 시작한 FBI의 결정을 “쿠데타 시도”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바 장관이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에 대한 국가기관의 합법적 수사를 ‘스파이 활동’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트럼프 캠프에 대한 정치적 사찰로 규정했다는 것이다.

마크 워터 상원 정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은 트위터로 “러시아가 트럼프 캠프 침투를 시도했다는 충분한 증거가 있고 FBI는 이를 막기 위해 합법적 조치를 취했다”면서 “스파이 운운하는 음모론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바 장관은 미국의 법무장관이지, 도널드 트럼프의 법무장관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바 장관은 자신의 스파이 발언이 큰 논란을 낳자 “부적절한 감시가 있었다고 확신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런 일에 대해 우려하고 이를 들여다보겠다고 말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현지 언론은 전통적으로 정치적 독립성이 특징이던 법무부가 바 장관 아래서 정치 싸움의 도구로 전락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초기 러시아 조사를 감독했던 데이비드 루프먼 전 법무부 감독관은 바 장관의 스파이 발언은 충격적이라면서, “백악관과 공화당의 정치적 보복을 위해 법무부가 무기화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바 장관은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한 뮬러 특검의 보고서가 다음 주에 나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민주당은 400여 페이지 분량의 보고서 전체 공개를 요구했으나 공개 범위 결정권을 가진 바 장관은 정부의 정보수집 활동이나 사생활 침해 등의 내용을 뺀 편집본을 의회에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바 장관은 지난달 상하 양원 사법위원회에 4쪽 분량의 뮬러 보고서 요약본을 보냈다. 요약본에 따르면 뮬러 특검팀은 트럼프 캠프가 2016년 대선 승리를 위해 러시아와 공모했는지,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은폐하기 위해 수사를 방해했는지를 조사했지만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인 근거를 찾지 못했다.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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