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도권 일대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3기 신도시 4곳을 지정(2018년 12월 19일)한 지 4개월이 지났다. 3기 신도시들 중 입지 여건 및 향후 개발 여력이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경기도 하남시 일대를 찾았다.
◆ 10년 전만 해도 산과 강에 둘러싸인 '변두리'…잇따른 택지 개발로 '상전벽해'
서울 남동측과 맞닿아있는 하남은 차량으로 송파까지 15분, 강남까지 30분이면 닿을 만큼 강남권 접근성이 우수한 도시다. 특히 하남은 하남시청을 기준으로 동측에 검단산, 북측에 한강이 자리 잡고 있으며 덕풍천, 산곡천 등 곳곳 하천도 잘 정비돼있어 한눈에 봐도 도시 수변공간이 깔끔하다는 인상을 준다.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하남시는 10년 전만 해도 조금은 '변두리' 인식이 강했던 지역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시 전체 면적의 90% 이상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묶여있던 탓이다. 서울 근교 도시들 중 좀처럼 보기 힘든 아름다운 풍경을 갖춘 이유가 이 그린벨트에 있는 셈이다.
하지만 하남시는 지난 10년 전부터 위례신도시 일부 지역 개발을 시작으로 미사강변도시, 감북·감일지구 등 택지개발 호재가 이어지며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무엇보다 정부가 수도권 공급 확대를 위해 발표한 3기 신도시에 하남 교산지구가 포함된 것은 그야말로 하남 일대 개발 호재의 방점을 찍었다.
하남교산지구는 경기 하남시 천현동, 교산동, 춘궁동, 상·하사창동 일원 649만㎡에 총 3만2000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신도시가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고 동서 폭이 좁은 형태의 택지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경기도시공사가 사업을 시행한다.
◆ 자족기능 강화 및 교통여건 개선이 도시 경쟁력의 핵심
일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하남 교산지구 조성이 장기적인 측면에서 도시 전반에 걸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이미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기존 미사강변도시, 감북·감일지구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도시 전체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H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무엇보다 교산지구 북측에 자족용지가 조성되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일대에는 기업지원허브, 4차 산업 스타트업 등 배후단지가 들어서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남 일대는 송파 및 강동 권역 수요층의 베드타운 역할에 머무른 점이 아쉬웠는데, 자족기능이 접목된다면 도시 전체 자생력이 한층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K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3기 신도시까지 모두 완성되면 하남시는 인구 50만가구의 대도시로 발돋움하게 된다"며 "지난 2010년 13만명에 불과했던 인구가 10년도 채 안 돼 올해 1월 기준 25만명을 돌파했는데, 수도권 인근에서 이렇게 가파른 인구 상승 추세를 보이는 도시는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업계는 교통 인프라 확대로 인한 실거주 만족도도 상당히 향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창우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하남 주택시장의 취약점은 철도 교통이 전무했다는 점이다. 3기 신도시 조성에 따른 교통망 확충 호재에 실수요층의 기대감이 높다"며 "먼저 교산지구에는 지하철 3호선이 연장돼 지구 내 2개역, 감일지구 1개역이 새롭게 신설된다. 이렇게 되면 지하철로 수서역을 20분이면 이용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 정부의 시장 압박에 전년 대비 10% 싼 매물 출시…토지보상 문제도 걸림돌
하남 일대에 지속가능한 개발 호재가 산재해 있지만 실제 시장 상황이 녹록한 것만은 아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압박 기조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선 중개업소 관계자들 역시 호재와 별개로 거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침체돼있다고 입을 모은다.
창우동 일대 H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아파트를 비롯한 주택군 대부분이 작년 '9·13 부동산 대책' 대비 10% 수준 정도 내려간 급매물만 거래되고 있다. 이마저도 매수자들이 짙은 관망 자세를 취하며 조심스럽게 거래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하남 교산지구 공시지가 상승률은 10.3%로 서울(13.87%)의 평균에도 못 미친다. 일각에서는 3기 신도시 예정 지역 토지보상을 염두에 둔 정부의 조치가 아니냐는 볼멘소리까지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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