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동 노선(9호선 4단계 추가연장)을 위해 분양가에 896억이라는 교통분담금이 반영됐었어요. 사업비의 절반 수준이죠. 그런데 B/C가 0.74라뇨. 서울시는 추산 과정이 담긴 문서를 모든 사람이 공람할 수 있도록 공개해야 해요. 주민한테 제대로된 자료도 공개하지 않고 공청회를 강행하나요?” (고덕 강일 주민)
10일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후생동 4층 강당에서 열린 ‘2차 서울시 도시철도망구축계획’ 공청회에는 서울 강북 각 지역에서 온 주민들이 갖고 온 플래카드로 가득했다. 주민들은 시가 지역균형을 더 고려해서 계획안을 수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영등포구 양평동에서는 거성퍼스널아파트, 현대6차아파트, 성원아파트 등 주민 40여명이 자리했다. 이들은 목동선에 대한 불만을 표했다. 선유고등학교 부근에 선유고 사거리역이 들어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주민은 “목동선이 양평동을 지나면서 양평동에 역 하나가 안 들어서는 게 답답해 공청회에 왔다”고 말했다.
홍은동 주민은 “홍은동은 강북의 대표 소외지역으로, 지난해와 올해 초 11번 마을버스 노선변경 문제가 불거지며 주민들이 불안감에 몸서리쳤다”며 “마을버스 하나에 의지하고 있는 홍은동 주민들을 위해서라도 간호대역이 꼭 신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동구 주민은 9호선 4단계 추가연장을 조건부로 반영한 데 대해 의문을 표했다. 한 주민은 “강일동 구간이 포함됐으나 2021년 광역철도 지정을 전제로 반영됐다”며 “강일동 구간이 이번 계획안에 광역철도 지정이란 전제조건 없이 들어가지 못한 이유가 뭐냐?”고 의문을 표했다.
세곡동사거리 주민은 “우리 지역은 LH와 SH가 교통대책 없이 임대주택만 때려 지었다”며 “수서역에 가려면 마을버스를 타야하는데 30분이 걸린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계획안의 현실가능성과 재정확보 방안에 의문을 표했다. ‘제2차 서울시 도시철도망구추계획’을 실현하려면 10년간 7조원이 필요하다.
김동선 대진대학교 도시부동산공학과 교수는 “1차 계획안에 담겼던 노선 중 우이신설선 하나만 실현됐는데 그 마저도 적자다”며 “1년에 7000억, 총 10년간 7조원을 충분히 조달할 수 있는지와 더불어 운영적자 보전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재홍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철도정책연구팀 박사는 “1차 계획 때에 대한 반성이 부족하다”며 “이번 2차 계획에는 1차 계획에서 실현되지 못한 안들이 많이 담겨 있는 점에 비춰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또 “이번 계획안에 담긴 노선 중 몇 개 노선은 GTX 등과 연계할 수 있도록 국토부는 물론이고 경기도와의 협의도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