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미국)가 5번째 그린재킷과 15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향해 날카로운 발톱을 드러냈다.
우즈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3라운드에서 버디 6개를 잡고 보기는 1개만 적어내 5언더파 67타를 쳤다.
3라운드까지 합계 11언더파 205타를 기록한 우즈는 단독 선두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13언더파 203타)에 2타 차 공동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서게 됐다. 우즈와 함께 토니 피나우(미국)도 공동 2위에 올라 몰리나리, 우즈, 피나우가 마지막 날 파이널 조에서 마스터스 우승 경쟁을 벌인다.
우즈의 ‘70타의 행운’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마스터스 첫날 70타를 친 대회에서 세 차례나 우승을 거둔 우즈는 올해 대회에서도 첫날 70타를 친 뒤 꾸준히 순위를 끌어올려 공동 2위까지 올라섰다. 이제 남은 건 역전 우승 드라마다.
우즈는 2005년 네 번째 그린재킷을 입을 이후 14년 만에 우승을 노린다. 또 2008년 US오픈 제패 이후 11년 만의 15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 도전이다.
둘째 날까지 공동 6위에 자리했던 우즈는 이날 더 날카로워진 발톱을 세워 구름 갤러리들의 환호성을 이끌었다.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샷과 퍼트는 더 정교해졌다. 드라이버 티샷도 영점을 잡았고, 정확한 아이언 샷은 그린을 두 번밖에 놓치지 않아 16차례나 버디 기회를 만들었다.
시작은 불안했다. 4번 홀까지 버디를 잡지 못하던 우즈는 5번 홀(파4)에서 티샷이 벙커에 빠지는 바람에 보기로 1타를 잃고 시작했다. 하지만 6번 홀(파3)에서 약 6m 버디 퍼트에 성공한 우즈는 7번(파4), 8번(파5) 홀에서도 타수를 줄여 3연속 ‘버디 쇼’를 펼쳤다.
전반에 2타를 줄이며 상승세를 탄 우즈는 후반에는 ‘보기 프리’ 버디 행진을 이어갔다. 13번 홀과 15번 홀(이상 파5)에서도 세 번째 샷을 핀에 바짝 붙여 버디를 추가했다. 16번 홀(파3)에서는 까다로운 약 3m 버디 퍼트도 홀컵에 떨어뜨려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우즈도 이날 퍼트 감에 매우 만족했다. 우즈는 “8번 홀 이글 퍼트를 성공하지 못한 것을 제외하면 퍼트 실수는 없었다”며 “어제보다 퍼트가 훨씬 나아졌다”고 웃었다.
우즈의 우승 경쟁 상대는 지난해 디 오픈 우승자 몰리나리다. 이날 보기 없이 버디로만 6타를 줄여 단독 선두에 올랐다. 통산 두 번째 메이저 우승 도전이다. 특히 몰리나리는 13년 전 마스터스에 참가해 형 에두아르도의 캐디백을 멨던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PGA 투어 통산 1승에 불과한 피나우는 이날 이글 1개와 보기 6개를 잡는 맹타로 8언더파 64타를 몰아쳐 파이널 조에 합류했다. 피나우는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마스터스에서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이날 3타를 줄인 브룩스 켑카(미국)는 10언더파 단독 4위로 선두에 3타 차밖에 나지 않아 여전히 우승권에 자리 잡았다. 켑카는 통산 5승 가운데 3승을 메이저 우승으로 장식해 ‘메이저 사냥꾼’으로 불린다.
마스터스 최고령 우승에 도전하는 필 미켈슨(미국)은 이날 2타를 줄였으나 4언더파 공동 14위로 밀려나 정상에 오르기 쉽지 않아졌다. 커리어 그랜드 슬램에 도전했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도 1타를 줄이는데 그쳐 1언더파 공동 39위로 우승권과 멀어졌다.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마스터스에 참가한 김시우는 이틀 연속 이븐파를 치다가 이날 2언더파 70타를 적어내 2언더파 공동 31위로 올라섰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