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이 대리점에 대한 ‘갑의 횡포’ 여파에서 겨우 벗어나는가 싶더니, ‘오너일가 리스크’로 도마 위에 올랐다.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로 알려진 황하나씨(31)가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기 시작하면서부터다.
황씨는 결국 지난 12일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또 황씨가 타인의 성관계 장면이 담긴 영상을 불법유포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남양유업은 “황씨와 일가족들은 실제 남양유업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선 그으며 “창업주 외손녀라는 이유만으로 남양유업 회사명이 황씨와 같이 언급돼 대리점주와 낙농가, 판매처 등 관련 종사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라고 호소했다.
황씨가 회사 지분을 갖고 있거나,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남양유업과는 무관하다는 변명이다. 하지만 2015년 마약 투약 첩보를 입수한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황씨를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회사 측도 도의적 책임에 대한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경찰이 유명 기업 창업주 외손녀인 점을 고려해 ‘봐주기 수사’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기 때문이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당시 황씨 수사를 담당한 경찰관 2명을 대기발령 조치했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남양유업 오너일가 리스크는 ‘시한폭탄’으로 거론돼왔다.
현 남양유업 회장은 2002년 사상 최대 규모 병역비리 적발 사건에 연루됐다. 그는 장남의 병역 면제를 위해 금품 청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2003년 건설사로부터 거액의 리베이트를 받아 비자금을 조성한 사건으로 구속됐다. 2007년 특별사면으로 복귀했지만, 1년 만인 2008년 손자에게 20억원대에 달하는 주식 1794주를 증여하면서 또다시 논란의 대상이 됐다. 만 1세에 ‘어린이 주식부자’ 반열에 올랐기 때문.
갑의 횡포 사건 이후에도 오너 이슈는 끊이지 않았다. 2018년 대법원은 19만주에 달하는 차명주식을 신고하지 않고 보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현 남양유업 회장에게 벌금 1억원을 확정했다.
일감 몰아주기(부당 내부거래) 관련 의혹도 있다. 현 회장의 동생 A씨와 A씨의 딸이 지분 100%를 소유한 광고기획사 ‘서울광고’는 남양유업 관련 일감을 독점하고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황하나씨 개인의 일탈행위가 법인인 회사와 관련 종사자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보도 내용에 남양유업 회사명 언급을 자제해 주길 간곡히 부탁한다”며 “앞으로도 상생경영과 품질안전, 소비자 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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