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선거를 동시에 치르면서 선거 비용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모두 5장의 투표 용지를 받아야 하는 유권자 입장에서는 다소 어려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도네시아 서부 자바 지역의 대인도네시아운동당(그린드라당) 소속 상원의원은 "이번 선거가 세계 최대의 선거가 될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선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인 자카르타포스트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네시아는 이번 선거를 통해 대통령과 4만명의 입법 대표, 575석의 하원의원을 선출할 예정이다. 가장 주목되는 선거는 5년 만에 치러지는 대선이다.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의 재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탓이다. 경선이 끝난 13일 현재 조코위 대통령의 지지율은 약 50% 수준을 유지하면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야권 대선 후보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그린드라당 총재의 추격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번 대선에서 가장 큰 쟁점은 경제 발전과 빈곤 대책 등 경제 정책이다. 두 후보 모두 경제 발전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방향은 조금씩 다르다. 조코위 대통령은 인프라 정비 등 기존 실적을 강조하면서 빈곤층에 대한 교육 기회 확대,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등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프라보워 후보는 수입품 증가로 자국 산업을 쇠퇴시킨 기존 정책을 바로 잡기 위해 정권 교체가 필요하다면서 일자리 창출을 우선 목표로 내걸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의 경제 발전을 기대하려면 기반 시설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인도네시아에서 중국의 역할이 커진 이유다. 실제로 중국은 '일대일로'의 일환으로 인도네시아에서 인프라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있다. 톰 렘봉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청장은 "전통적으로 인도네시아에 대한 해외 투자 대부분은 한국과 일본이 차지하고 있었으나 13위에 머물러 있던 중국의 투자 규모가 지난 5년간 가파르게 상승했다"고 언급했다.
당초 조코위 대통령은 친(親)중 구도에 집중했다. 일대일로 구상에 적극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도 발빠르게 가입했다. 그러나 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돌연 '중국 지우기'에 나섰다. 프라보워 후보가 일대일로 프로젝트로 인해 예산이 초과하는 등 경제적 어려움을 극대화하고 있다며 조코위 대통령의 친중 전략을 집중 공격하고 나선 탓이다.
남중국해를 둘러싼 영토 분쟁도 부담이 되는 요소다. 인도네시아는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과 함께 모두 중국과 영토 분쟁을 겪고 있다. 중국에 대한 민심도 좋지 않다. 미국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만 해도 중국을 호의적으로 생각하는 인도네시아인들의 비율은 66%에 달했지만 2018년에는 53% 수준으로 떨어졌다.
CNN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선 승리자는 경제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 중국에 의존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며 "실제로 인도네시아의 미래 성공 여부는 공약이 무엇이든 중국과의 관계를 탐색하는 데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 대선 투표 결과는 내달 22일에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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