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관련종목이 주를 이루던 주식시장 테마주가 달라졌다. '항공산업 재편'이나 '낙태죄 위헌', '판사 재테크'와 같은 재료가 해당주식 주가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이럴 때마다 '작전세력'이 끼어들게 마련이라 추격매수에는 신중해야 하겠다.
◆아시아나·대한항공 지배구조 개편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이날 기업 매각 계획을 발표하자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주가는 하루 만에 1680원(30.00%) 오른 7280원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33%가량 가진 금호산업 주가도 상한가까지 뛰었다.
역시 지배구조 개편이 점쳐지는 항공주인 한진칼과 대한항공 주가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별세하면서 주가는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가 미국에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달 8일 이후 한진칼 주가는 117% 가까이 상승했다. 대한항공 주가도 같은 기간 18% 넘게 뛰었다.
기업 실적과는 무관하게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주가가 뛸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먼저 조양호 회장이 보유한 한진그룹 주력사 지분을 2세인 조원태 사장 3남매가 무난하게 상속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기에 행동주의펀드로 불리는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KCGI)까지 가세해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아시아나항공은 자금난에 빠진 금호아시아나그룹을 떠나 누구에게 안길지 지켜보아야 한다. 인수 희망자가 많아질수록 몸값(주가)도 뛸 수 있다.
◆낙태죄 위헌·판사 테마주까지 등장
위헌 판결이 난 낙태죄와 판사 재테크 테마주까지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얼마 전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일치 결정을 내렸다. 응급피임약을 만드는 현대약품과 임신진단 테스트기업체인 휴마시스 주가가 출렁인 이유다.
현대약품은 헌재 결정 이튿날인 이달 12일 개장과 함께 15% 넘게 오르기도 했다. 다만, 그날 주가는 결국 2.57% 하락한 채로 마감했다. 휴마시스도 같은 날 20% 넘게 상승했다가 종가는 되레 0.27% 내렸다. 단기차익을 노렸던 투자자가 한꺼번에 몰렸다가 빠져나간 것이다.
OCI그룹 상장법인인 이테크건설과 삼광글라스는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테마주다. 이미선 후보자 부부는 두 종목에 투자해왔다고 한다. 부부는 OCI그룹 관련 재판도 맡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테크건설과 삼광글라스 주가는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상승과 하락을 되풀이했다.
주식시장에서는 끊임없이 테마주가 나타나왔다. 가장 큰 단골은 정치 테마주다. 내년에는 총선까지 예정돼 있어 다시 한 번 테마주가 기승을 부릴 공산이 크다. 금융당국이 상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지만, 불공정거래를 막기에는 번번이 역부족이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추격 매수는 큰 손실로 이어지기 일쑤"라며 "막연한 기대감이 사라지면 언제든지 급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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