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논란은 외교부가 해외 인사를 초청한 공식 외교 행사에 '구겨진 태극기'를 세워두면서 시작됐다.
구겨진 태극기가 등장한 건 지난 4일 오전 서울 도렴동 청사에서 진행된 조현 외교부 제1차관과 페르난도 발렌수엘라 스페인 외교차관 간의 제1차 한-스페인 전략대화에서였다.
이 자리는 2020년 한-스페인 수교 70주년을 앞두고 양국관계 발전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차관급 회담이었다.
가뜩이나 최근 잦은 의전 실수로 여론의 뭇매를 받던 외교부는 행사 나흘 만인 7일께 담당 과장의 보직을 해임하면서 사건을 무마시켰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문 대통령 부부를 맞이한 미 의장대가 든 태극기의 태극문양 하단 청색 부분이 '하늘색'에 가까운 옅은 색이어서 파장은 일파만파로 퍼졌다.
특히 문 대통령이 지난해 5월 미국을 방문했을 때에는 미 의장단이 태극문양 하단 청색이 짙은 태극기를 들고 도열한 바 있어, 옅은 색의 태극기 사용은 더더욱 미 의장대의 외교 결례라는 의혹이 쌓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미 의장대가 두 가지 버전의 태극기를 보관해두고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지만,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에 미국 측은 16일 문 대통령의 방미 당시 외교 결례 논란이 일었던 '색이 바랜 태극기'를 교체할 방침을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당시 현장에서 우리 국기 규정과 다소 다른 점을 발견하고 미국 측에 알려줬다"며 "미국 측은 사용하는 태극기를 교체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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