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년간 한 자리를 지키면서 프랑스 파리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던 노트르담 대성당이 화마에 휩싸였다. 다행히 전소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화재 발생 1시간여 만에 성당의 상징 격인 첨탑이 붕괴되는 모습이 중계 화면을 타고 전달되면서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다.
◆하루 만에 복원기금 9000억원 모아...추가 조달 기대
노트르담 대성당은 프랑스 초기 고딕 양식을 대표하는 건축으로 꼽힌다. 1163년 착공한 뒤 약 200여년 만인 135년에 완성됐다. 지난 1991년에는 주변의 역사적인 건축물 등과 함께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전 세계에서 연간 1300만명, 1일 평균 3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방문하는 유명 관광지이기도 하다.
문제는 복구 기간이다. 프랑스 당국은 복구 작업에 최대한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도이체벨레 등 외신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화재로 파손된 노트르담 대성당을 5년 이내에 더 아름답게 재건하겠다"고 공언했다.
◆마크롱, 5년 내다봤지만..."최대 40년 걸릴 수도"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의 바람과는 달리 노트르담 대성당 복구에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때 화마를 피한 성당 내부의 유적들은 일단 루브르 박물관에 옮겨 둔다고 해도 건물 자체가 소화용수 등으로 인해 젖어 있는 만큼 더이상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준비 작업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성당의 고증 작업에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건축 역사학자인 조나단 포일은 "노트르담 대성당이 1163에 착공한 뒤 1240년대에 첨탑이 기본적으로 완료됐다는 건 알려져 있지만 사실상 건물 관련 기록은 없다"며 "물리적인 구조에 있어 어떤 부분을 수리할지 더 잘 이해하려면 고고학자 그룹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복원에 필요한 재료를 구하는 기간을 감안하면 최대 40년이 걸릴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화재로 무너진 노트르담 대성당의 첨탑과 지붕, 천장 기둥 등을 교체하려면 참나무 3000그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국 CBS에 따르면 영국 켄트대의 중세유럽사 전공인 에밀리 게리 부교수는 "아주 빨리 진행한다면 20년이 걸릴 수도 있지만 한 세대가 걸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기존 외형을 그대로 복구하는 대신 현대적인 취향을 반영, 복원할 경우 복원 기간에 변수가 될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45년의 경력의 건축 전문가인 존 데이비드는 "이번 화재가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며 "복원 작업에 석공, 목수 등 대규모 숙련 노동자와 장인들이 필요한 만큼 (이번 사고가) 인력 훈련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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