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도시락은 주로 취약계층, 1인 가족이 많이 먹는다. 이분들이 혹시나 오염된 도시락을 먹다가 탈이 나서 잘못되기라도 하면 어떻게 하느냐. 그게 내 가족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달라.”
BGF푸드 자회사 푸드플래닛 생산본부 본부장의 하루는 새벽 4시 직원 위생 교육으로 시작한다. 17일 찾은 강원도 원주시 문막읍에서 만난 전경수 생산본부장은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 관련 기준 선행 요건 관리, 작업장‧위생‧환경 검사 등 기본 교육을 매일 진행하는데 ‘내 가족이 먹을 음식’이라는 점을 매번 강조한다”고 말했다.
전 본부장의 말처럼 ‘업계 1위(출점 기준)’ 편의점 CU에 납품하는 공장답게 자체적으로 까다로운 위생 기준을 유지했다. 입장부터 반도체 공장처럼 철저했다. 공장 내부로 들어서자, 공장장(상무)부터 내근하는 사무직까지 모두 실내용 실내화와 방진복, 위생모를 착용하고 있었다. 방문자 역시 일회용 위생복, 실내화, 마스크, 실내화는 필수다. 손 세척 후 알코올 소독은 물론 에어샤워(먼지제거장치)까지 5~6차례 과정을 거쳐야 제조 시설을 볼 수 있었다.
2교대 근무를 하는 300여명의 직원도 일사불란하게 위생 작업을 거친 후 작업장으로 들어섰다. 푸드플래닛은 실제 솥에서 밥을 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 밥을 짓는 모든 과정은 기계가 모두 알아서 했다. 하지만 이후 토핑 작업은 모두 작업자들의 손을 거쳤다. 대신, 한번 음식이 손에 닿은 후에는 알코올 소독과 동시에 장갑을 교체했다. 담당자는 “한 사람당 하루에 많게는 30번씩 새 장갑으로 바꿔 낀다”고 설명했다.
푸드플래닛은 위생과 관련된 것은 뭐든지 식약처 기준보다 높게 책정하고 있었다. 우선, 다른 공장과 달리 HACCP 인증을 즉석섭취식품·즉석조리식품(조리식품) 부문에서 취득했다. 일반세균, 대장균 등 균 관리의 경우 법적 규격이 따로 없더라도 불검출되는 제품만 판매한다.
이곳은 도시락 22품목, 줄김밥 16품목, 삼각김밥 22품목 등 총 67품목을 생산한다. 67제품의 법적 유통기한 기준은 48시간이지만, 내부 기준은 6시간 앞당긴 42시간에 맞췄다. 공장 내 식재가 머무는 시간은 12시간을 기준으로 한다. 30분이라도 늦는 등 위생 기준에 어긋나는 제품은 원칙대로 과감하게 전량 폐기 처분한다. 내부 기준대로 따르면, 전처리부터 실제 유통‧판매하는 시간은 30시간이 채 안 된다.
이런 내부 기준은 모두 과학적으로 수립했다. 표면오염도 검사 결과를 도표화하는 ‘환경오염도매핑(mapping)’ 작업을 매주 진행, 오염 농도 데이터를 분석하는 작업을 거친다. 담당자는 “식품 회사이기 때문에 위생에서 무너지면 모든 게 끝이란 생각으로 철저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니 인터뷰] 신승용 상무 “불량률 100만분의 1로 관리”
신승용 푸드플래닛 식품사업부 부문장(상무)은 무엇이든 공장 내 자발적인 분위기를 유도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위생관리도 마찬가지다. 올해 문막 푸드플래닛 목표는 변질‧이물질 혼입 클레임 ‘제로(0)화’다. 신 상무는 “위생 측면에서 만큼은 반도체 공장만큼 깨끗하게 관리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푸드플래닛은 보통 반도체 회사에서 하는 ppm(Parts Per Million‧품질관리제도로서 제품이나 서비스 100만개 중 불량품 개수를 한 자리 숫자로 유지하는 것) 관리를 도입했다. 더 나아가, 자체적으로 ‘잠재 클레임 포상제도’를 시행해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 잠재 클레임 보상 제도는 현장 작업자들이 조리 도중 머리카락, 비닐 등 이물질을 발견해 일차적 조치를 취하고 신고를 하면, 분기별로 포상을 하는 제도다.
신 상무는 “우리 공장에서 일주일에 70만개, 한 달이면 300만개의 제품을 생산하는데 원재료나 김치 같은 완제품의 경우 이물질 혼입이 있을 수 있다”면서 “포상 제도를 시행 후 이물질 관련 클레임이 아예 없거나 한 건 정도 발견되는 등 매우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신 상무는 “국내 제 1식품 제조센터로서 소비자들이 믿고 먹을 수 있는 CU 간편식 생산중심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