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트럼프' 폭스콘 회장, 총통 출마 선언...中관영언론 반응

환구시보 "양안문제, 대만 정권교체와 크게 상관없어"

친 중국 성향을 보이는 궈타이밍(郭台銘) 대만 훙하이(鴻海)그룹 회장이 오는 2020년 대만 총통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하자, 중국에서 '하나의 중국', '대만해협' 등을 둘러싸고 양안(兩岸·중국 대륙과 대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왔다. 이에 중국 관영 언론은 "양안 문제는 정권 교체와 크게 상관없다"면서도 궈 회장의 당선을 내심 바라는 모양새다. 

17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의 인터넷판인 환구망(環球網)은 사평을 통해 "대만 총통선거에서 누가 당선되든, 대만 독립세력을 누르지 못할 것"이라며 "대만의 잦은 정권 교체는 양안 간의 '반짝 변화'만 가져올 것이기 때문에 관심없다"고 전했다.

대만 독립을 지향한 천수이볜(陳水扁) 정권 8년 이후 마잉주(馬英九) 정권이 출범한 뒤 양안 관계는 급진전됐으나 2016년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정부 출범후 양안 갈등이 극도로 고조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도 사평은 궈 회장이 당내 경선에서 대선 후보로 당선되기를 내심 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평은 궈 회장이 이날 오후 대만 국민당 당사를 방문해 명예당원증을 받고, 오는 1월에 치러질 대선을 위한 국민당 당내 경선에 도전하겠다고 밝힌 것을 집중 조명했다. 현재 대만에서는 여당인 민진당의 차이잉원 총통과 라이칭더(賴淸德) 전 행정원장, 국민당의 한궈위(韓國瑜) 가오슝 시장, 무소속 커원저(柯文哲) 타이베이 시장이 차기 총통 자리를 놓고 4파전 양상을 보여왔는데, 이번 궈 회장의 대선 선언으로 판도가 한층 복잡해질 것으로도 전망했다.

사평은 산수이(山水)여론조사기관이 발표한 '궈 회장이 출마할 경우, 집권 민진당 소속인 차이 총통, 라이 전 원장 중 누가 대선 후보로 나와도 모두 승리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국민당과 민진당의 당내 경선은 항상 치열했고 변수가 많기 때문에 결과가 미지수"라고 밝혔다. 하지만 대만의 차기 유력주자 한 시장이 2020년 총통선거 잠재후보군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또다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궈 회장의 지지율은 한 시장과 맞먹는 수준이고, 차이 현 총통보다는 훨씬 웃돈다며 국민당의 우세를 강조했다. 
 

폭스콘 사원행사에 참석한 궈타이밍 [사진=AP·연합뉴스]

오는 2020년 대만 총통에서 누가 당선되든지 대만해협 정세를 단기적으로는 바꿀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그다지 상관없다는 입장도 재차 고수했다. 중국에 맞서 대만 독립 시도와  양안 안정 가운데 순서만 달라지는 것일뿐 결과는 항상 같고, 민진당과 국민당 가운데 어느 특정 당이 대만에서 장기간 집권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다. 

사평은 "대만 총통 자리를 놓고 중국은 이제 친중·반중성향을 갈수록 신경쓰지 않기 시작했다"면서 "국민당과 민진당은 모두 양안 관계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관련 정책을 내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양안 관계에서 중국은 반드시 '주도권'을 거머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만해협은 물론, 양안을 둘러싼 모든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중국은 세계 2대 경제체이고, 세계 2대 군사대국으로 급성장해 대만해협의 안정을 수호할 수 있는 '힘'이 있지만 대만은 부족하다면서 미국의 간섭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평은 "양안은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을 견지해야 한다"며 "양안 간 대립을 유지하면 미국에 좋은 꼴이 될 뿐"이라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