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신문은 19일 닛산이 납품업체들에 이같은 방침을 전했다며, 닛산이 카를로스 곤 전 회장 시절의 공격적인 확장 전략에서 물러나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닛산의 감산 움직임이 실적에 영향을 미쳐 프랑스 르노와의 제휴에도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닛산은 곤 전 회장의 공세 아래 10년 가까이 생산·판매 대수를 늘렸다. 다만 지난해에는 북미시장의 부진 여파로 생산·판매 대수가 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생산대수 감소는 4년 만에 처음이 될 전망이다.
곤 전 회장이 회사법 위반(특별배임) 등의 혐의로 지난해 말 체포돼 해임된 뒤 전면에 나선 사이카와 히로토 닛산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판매 규모보다 수익성을 우선시한다는 전략을 강조했다. 그는 회사의 생산 및 판매 구조를 뜯어고치겠다고 했다.
아울러 닛산은 글로벌 매출의 20%를 차지하는 중국에서 양산용 세단 대신 부가가치가 높은 전기차 등에 집중하기로 했다. 중국 경제의 성장둔화로 현지 신차시장 여건이 여의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니혼게이자이는 닛산의 감산과 이에 따른 실적 부진이 제휴관계를 둘러싼 르노와의 줄다리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닛산은 르노와의 자본관계에 불만을 제기하며 더 대등한 관계를 요구하고 있는데, 실적이 나빠지면 목소리가 약해질 수 있어서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연합)는 두 회사가 각각 절반의 지분을 나눠 갖고 있지만, 닛산이 가진 르노 지분은 15%로 르노가 보유한 닛산 지분 43%에 훨씬 못 미친다. 게다가 닛산의 르노 지분은 의결권이 없지만, 르노는 닛산 지분으로 의결권을 행사한다. 르노의 순이익 가운데 절반을 벌어들이는 닛산의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
닛산은 지난 2월 2018회계연도 실적 전망치를 대폭 낮춰 잡았다. 연결영업이익이 4500억 엔으로 전년대비 22%, 3년 전에 비하면 40% 넘게 줄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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