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보고서 공개 美정치권 파장..."트럼프 사법 방해 의혹 부정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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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19-04-19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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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윌리엄 바 법무장관 "의혹 부정 어렵지만 증거 불충분"

  • 美야당 "법무장관 못 믿어...특검 의회 출석 요구 방침"

미국 법무부가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법 방해 혐의 등에 대한 특검 수사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야당인 민주당이 특검의 의회 증언을 요구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관련 의혹을 둘러싼 공방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18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보고서 공개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검이 제시한 증거만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수사를 방해하는 등 사법 방해 혐의를 저질렀다는 것을 입증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의혹을 부정하기는 어렵지만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것이다.

지난 2017년 5월 임명된 로버트 뮬러 특검은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러시아가 개입했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줄곧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 내통 의혹을 조사해왔다. 지난달에는 22개월여 간 진행된 수사를 종결한 뒤 수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바 법무장관에게 제출했다. 

이번 수사 보고서는 부록을 포함해 약 450여쪽에 이르는 분량이다. 특검이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와 관련된 10개 사례를 검토한 내용이 담겨 있다. 구체적으로는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에 대한 수사 중단 지시 △코미 전 국장 해임 △뮬러 특사 해임 시도에 대한 증거 공개 거부 등이 꼽혔다.

러시아 공모 의혹과 관련해서도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 접촉이 다수 있긴 했지만 조사 결과 캠프 관계자들이 러시아 정부와 선거 개입 활동을 공모하거나 조율한 사실이 밝혀지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무혐의로 볼 수도 없지만 형사적으로 처벌할 만한 결론에 이르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지난 4일 미국 뉴욕에서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여부 등을 수사한 로버트 뮬러 특검이 조사 보고서를 완성하자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전체 문서를 공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결국 특검 수사의 큰 줄기인 '사법 방해'와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을 입건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특검 차원에서 소환장 발부를 검토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긴 법정 다툼 가능성 등을 고려해 소환 결정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언론은 현직 대통령을 기소할 수 없다는 법무부의 법률적 판단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법무부의 '대통령 감싸기' 의혹으로 인해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바 법무장관은 그간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종종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하는 입장을 보여왔다. 법무장관에 임명되기 전인 지난해 6월에는 법무부에 서한을 보내 뮬러 특검 수사가 오해에서 비롯됐다며 수사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난달 뮬러 특검이 수백장 분량의 수사 보고서를 제출했을 당시에도 관련 내용을 4장 정도로 요약한 뒤 '주요 결론'으로 규명해 의혹을 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전체본 공개를 요구하는 정치권 안팎의 비난이 높아지자 이번에는 전체 분량 중 민감하거나 불필요한 내용 등을 제외한 편집본을 제출했다.

미국 정치권 내 공방도 거세질 전망이다. 야당인 민주당은 "바 법무장관이 보고서 내용을 자의적으로 왜곡할 수 있는 만큼 법무부를 신뢰할 수 없다"며 뮬러 특검의 의회 증언을 요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바 장관은 지난 9일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보고서의 전면 공개를 사실상 거부한 상태여서 마찰이 불가피하다.

보고서가 공개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결백이 증명됐다"면서도 "이 문제의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며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들은 특검 수사 보고서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타격을 줄 만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지적하고 있어 향후 공개될 내용이 어떤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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