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소리(VOA) 등 외신에 따르면 북한은 18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적인 관계는 여전히 좋다"고 강조하면서도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책임은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있다"고 정면 비판했다.
그러면서 "비핵화 협상에 있어 대북 담당자를 교체해 달라"고 요구했다. 북한이 신형 전술유도무기의 발사 시험 사실을 알린 지 하루 만에 이같은 입장을 내놓은 데 대해 외신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기조를 견제하기 위한 행동으로 파악하고 있다.
양국 정상의 관계를 강조해 제3차 북·미 정상회담에 참여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면서도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거듭 일방적인 선(先)비핵화를 촉구하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을 견제하려는 조치라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폼페이오 장관은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함께 각기 다른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제3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강조하면서도 대북제재를 해제하려면 비핵화가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북한의 이런 입장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은 일단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상태다. 비핵화 협상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려는 뜻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미국 국무부는 대변인을 통해 "북한의 보도 내용을 알고 있다"며 "북한과 건설적인 협상을 할 용의가 있다"는 의견을 밝힌 뒤 북한의 비핵화 협상 복귀를 촉구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한편 대북 강경파 중 하나인 볼턴 보좌관은 지난 17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조부인 김일성 주석의 생일(4월 15일) 축하 메시지를 보내는 등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김 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방식으로 축전을 보냈는지, 축전과 함께 북·미 협상 재개와 관련한 별도의 메시지를 포함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 다만'빅딜'을 토대로 한 기존 대북기조를 고수하면서 북·미 협상의 여지를 남기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외신은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