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최초로 외환위기를 조명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었는데, 실제로 우리나라는 영화에서 다룬 외환위기뿐 아니라 몇 차례의 크고 작은 금융위기를 겪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 금융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금융위기는 생각보다 더 빈번하고 단기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분석한 '한국의 금융위기와 신용주기' 보고서에 따르면 1980년 중반 이후 신용주기가 점차 장기화되면서 현재는 약 20년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의 경우 1997년 발생한 외환위기를 가장 큰 금융위기로 꼽을 수 있다.
실제로는 이보다 작은 규모의 위기까지 합하면 1990~2000년대 사이 4번의 금융위기가 있었으며, 약 5~6년에 한 번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은 규모의 금융위기는 한국은행이 긴급 유동성을 지원하거나 자금을 공급하는 등 범정부 대책이 나온 경우를 다 포함한 것이다.
1992년 투자신탁회사 환매사태로 인한 펀드런과 1997년 IMF 외환위기, 2003년 신용카드 사태, 2008년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그것이다.
특히 통계청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5번의 경기 저점 중 펀드런, IMF 구제금융, 리먼브라더스 파산 사태 총 3번의 금융위기 기간이 일치한다.
이후 통계청이 마지막으로 발표한 경기 저점은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5년 뒤인 2013년 3월이다.
이처럼 금융위기가 빈번히, 단기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을 가계·기업 부문별 중기 신용 주기를 이용해 보면 가계 신용주기는 1992년 투신사 환매사태와 2003년 신용카드 사태, 기업 신용주기는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보다 관련이 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 기업 등 특정 부문에서 신용이 증가하거나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지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경기 저점이 올해 상반기나 하반기 초에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 등으로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줄면서 한국의 신용부도위험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를 기록하고 있지만, 대내외 여건 악화 시 금융위기가 재발하지 않으리라고 장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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