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중국기업들이 잇달아 외부감사 관련 이슈가 나타나면서 증권가에서는 '차이나 포비아(중국 공포증)'가 다시 나타나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는 중국 기업 차이나그레이트가 2018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으로 '의견거절'을 받았다고 이달 18일 공시했다.
의견거절은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되는 만큼, 거래소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차이나그레이트의 주식 거래를 지난 19일부터 정지시켰다.
상장폐지 여부는 이의신청 등 절차를 거쳐 최종 결정되지만 투자자들로서는 불안감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코스닥에 상장 돼 있는 중국 기업 이스트아시아홀딩스도 같은 날 거래가 정지됐다. 외부감사인을 선임하지 못해 감사보고서 제출 시한인 이달 22일까지 보고서를 내놓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최근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주식이 잇달아 거래가 정지되자 과거 분식회계나 허위공시로 우리 주식시장에서 퇴출된 완리나 중국원양자원과 같은 사건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자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
실제 차이나그레이트와 이스트아시아홀딩스가 거래 정지된 지난 19일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업체들의 주식이 대거 하락세를 보였다. 씨케이에이치는 전 거래일보다 주가가 14.09% 하락했고 헝셩그룹(-4.61%), 로스웰(-1.61%), 에스앤씨엔진그룹(-1.23%) 등도 약세를 보였다.
우리 증시에서 그동안 상장이 폐지된 중국 기업이 11곳에 달한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2007년 중국 기업으로는 처음 국내 증시에 상장한 3노드디지탈그룹유한공사(2013년 상장폐지)와 코웰이홀딩스유한공사(2008∼2011), 중국식품포장(2009∼2013), 웨이포트(2010∼2017)는 스스로 상장폐지를 신청했다. 화풍방직(2007∼2015)은 시가총액 미달로, 연합과기(2008∼2012)와 중국원양자원(2009∼2017), 성융광전투자(2010∼2012), 중국고섬(2011∼2013)은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 폐지됐다.
차이나하오란(2010~2019)은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뒤 분기보고서를 기한까지 제출하지 않아 퇴출됐다.
일각에서는 차이나 포비아를 언급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얘기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강화된 외부감사법으로 국내 기업들도 비적정 감사의견을 많이 받고 있다"며 "한두 개 사례로 차이나 포비아를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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