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들의 향연이다. 신인 이승연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데뷔 시즌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승연은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한 극적인 승부 끝에 거둔 우승이라 감격도 두 배였다.
이승연은 21일 경남 김해 가야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총상금 6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10언더파 206타를 기록한 이승연은 극적으로 2위 최예림(9언더파 207타)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이승연은 지난해 드림투어(2부)에서 상금왕을 차지하며 올해 정규투어에 처음 발을 디뎠다. 데뷔 세 번째 대회까지 성적은 눈에 띄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개막전인 효성 챔피언십에서 컷 탈락의 아픔을 겪은 뒤 4월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33위,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48위에 그쳤다. 하지만 네 번째 대회 만에 첫 우승을 거두며 활짝 웃었다.
이승연의 우승으로 KLPGA 투어는 ‘루키 돌풍’이 계속됐다. ‘슈퍼 루키’ 조아연이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이뤄낸 뒤 이승연이 또 정상에 올라 투어 5개 대회에서 신인이 2승을 챙겼다. 조아연의 독주가 예상됐던 올해 신인왕 경쟁도 불이 붙었다.
우승 상금 1억2000만원을 받은 이승연은 지난해 드림투어에서 쌓은 상금 1억1803만원을 단 번에 뛰어넘었다. 또 시즌 상금랭킹에서도 5위까지 껑충 뛰어올랐다.
이승연은 2라운드까지 최예림에게 1타 앞선 단독 선두로 마지막 날 출발했다. 이승연은 15번 홀(파4) 버디를 잡아 2타 차로 달아나 승기를 굳히는 듯했다. 하지만 우승까지 가는 길이 쉽지 않았다.
최예림의 추격이 거셌다. 16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은 최예림은 이승연을 1타 차로 압박했고, 17번 홀(파3)에서도 연속 버디를 낚았다. 이승연은 이 홀에서 약 6m 내리막 버디 퍼트를 실수해 ‘스리 퍼트’ 보기로 1타를 잃는 바람에 단독 선두 자리가 뒤바뀌었다.
혼돈의 우승 행방은 마지막 홀에서 다시 뒤바뀌었다. 운명의 18번 홀(파4). 뜻밖의 상황이 벌어졌다. 이승연이 약 1.5m 버디 퍼트를 남겨둔 상황에서 최예림도 이승연의 볼 마크 바로 옆에서 파 퍼트를 앞뒀다. 둘 다 넣으면 연장전으로 돌입하는 상황. 하지만 최예림이 짧은 파 퍼트를 놓쳤다. 침착하게 역전 버디 퍼트를 성공한 이승연은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짜릿한 우승 세리머니를 펼쳤다.
김아림이 8언더파 단독 3위에 올랐고, 우승 경쟁을 벌였던 장하나는 이지현2과 함께 7언더파 공동 4위에 그쳤다. 루키 조아연도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며 김민선5, 박소연, 박채윤 등과 함께 6언더파 공동 6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조아연은 올 시즌 출전한 4개 대회에서 모두 ‘톱10’에 진입하는 놀라운 상승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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