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허드슨 야드에서 '2019 뉴욕 모터쇼'의 개막을 하루 앞두고 선보인 전기차 기반 '민트(Mint) 콘셉트'에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를 적용했다.
제네시스와 SK이노베이션은 이번 기술협력을 바탕으로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세단 ‘G80’ 완전변경 모델에 기반한 첫 전기차를 이르면 내년 상반기께 선보일 방침이다. 제네시스로는 큰 의미를 갖는 첫작품을 SK이노베이션과 함께하는 것이다.
이는 현대차-LG화학 배터리(아이오닉 일렉트릭 등), 기아차-SK이노베이션(니로 EV 등) 배터리라는 기존 공식을 깬 것으로 업계에 파장이 클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향후 현대차가 기존 공식에서 벗어나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조건만 맞으면 누구와도 손잡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완성차업체들은 제품 생산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보통 주요 부품의 거래처를 2~3곳씩 선정하지만 아직 전기차의 경우 물량이 많지 않아 그 수가 더 제한적"이라며 "특히 전기차 초도물량의 경우 한 곳 정도 업체가 2~3년 전부터 개발을 함께 하며 생산, 이후에도 주력으로 납품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SK 고위 관계자들이 SK이노베이션을 적극 지원하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지난 19일 SK이노베이션의 충남 서산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직접 찾아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을 통해 에너지 산업에서 글로벌 메이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그는 전기차 배터리 부문을 SK그룹의 '포스트 반도체'로 육성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앤아이알씨에 따르면 제조사별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 글로벌 '톱10'에는 7.8%의 점유율로 LG화학이 4위, 삼성SDI(3.5%)가 6위에 올라있다. SK이노베이션은 0.8%의 점유율(13위)로 톱10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이 후발주자지만 최근 규모뿐만 아니라 품질면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시장의 신뢰가 높아지고 있다"며 "올 3월 말 기준 누적 수주량이 그 증거로 2016년 말보다 약 13배가 늘어난 430GWh 규모"라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제네시스 첫 전기차의 배터리는 경쟁입찰을 통해 들어온 SK이노베이션이 제공한 게 맞다"며 "차종별로 새로 개발할 때마다 선정하기 때문에 관행적으로 뽑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EV 세일즈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순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를 합쳐 총 9만860대를 판매해 제조사별 순위 8위에 올랐다.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전기차 판매순위에서 10위권에 들어온 것은 2012년 전기차 소매판매를 시작한 후 6년 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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