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조원 추경, 미세먼지·경기·일자리 세마리 토끼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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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 기자
입력 2019-04-25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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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세먼지 저감 2조2000억원·선제적 경기대응과 민생안정 4조5000억원 등 6조7000억원 올해 추경 편성

  • 문재인 정부들어 3번째 연속 추경 편성한 셈...여야간 정쟁 속 추경안 협의점 조정 쉽지 않을 듯

“미세먼지를 7000t 줄이고 올해 경제성장률을 0.1% 포인트 올릴 뿐 아니라 7만3000개에 달하는 직접 일자리 창출을 기대한다.”

문재인 정부 셋째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6조7000억원으로 편성됐다. 이번까지 해마다 추경안을 마련한 셈이다. 미세먼지를 대폭 줄이고 경기 침체 우려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긴급 처방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의 추경 9조원 권고에도 불구하고 이번 추경이 경기 하강을 완화시켜 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조업 불황에 이어 수출 시장 위축, 설비투자 실종 등 악조건 속에서 한국경제를 되살릴 동력원을 찾을지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미세먼지 등 국민안전'과 '민생경제 지원'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사전브리핑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세 마리 토끼 쫓는 추경

24일 국무회의를 통해 발표된 2019년 추경안은 미세먼지 저감 대책 2조2000억원과 경기 침체 우려에 대한 선제적 대응 및 민생안정 차원의 4조5000억원으로 나뉜다. 기존 182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사업장  미세먼지 방지시설 설치 지원을 2000개 기업으로 늘린다. 노후경유차 조치 폐차 지원은 당초 15만대에서 40만대로 확대되고, 건설기계 엔진 교체도 1500대에서 1만500대로 늘린다.

가정용 노후 보일러를 저(低)녹스 보일러로 교체해주는 사업으로는 기존 3만대에서 30만대로 확대 지원한다. 저소득층과 건설현장 등 옥외근로자 250만명에게는 미세먼지 마스크를 보급한다. 복지시설을 비롯해 학교, 전통시장, 지하철, 노후임대주택에 공기청정기 1만6000개가 설치된다. 올해 당초 1만t가량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서 7000t을 추가 감축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예상이다. 

선제적으로 경기 침체에 대비하기 위한 노력도 보인다. 고위험 수출시장을 개척하고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을 확대하기 위한 무역금융이 2조9000억원으로 확대된다. 중소조선사들의 원활한 보증발급을 위해 2000억원가량의 전용 보증프로그램(RG)도 신설한다.

창업 3년 이내의 초기기업에 투자하는 혁신창업펀드를 추가로 1500억원까지 출자한다. 창업기업의 지속성장을 지원하는 스케일업 전용펀드도 500억원 규모로 신설한다.

자동차·조선업 부품기업 등 위기지역 내 중소기업에 1000억원에 달하는 긴급자금도 공급한다. 지진 피해를 입은 포항지역의 경기회복 지원에 1131억원을 푼다. 경영난을 겪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도 긴급경영안정자금 500억원을 추가 공급하고 주민들의 생계안정을 위해 직접일자리 1000개도 지원한다. 서민들의 실직과 생계위험에 대비해 구직급여 지원인원을 132만명까지 늘린다.  

이를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0.1% 포인트가량 올리고 직접 일자리를 7만3000개까지 확충할 수 있을 것으로 정부의 내다본다.

◆선거시즌 앞두고 여야 정쟁 속 '뜨거운 감자'되나

6조7000억원에 달하는 올해 추경안은 25일 국회로 제출된다. 일단 공은 국회로 넘어간다. 그러나 내년 총선을 앞두고 치열한 샅바싸움에 나선 여야간 신경전 속에서 추경안은 벌써부터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다.

앞서 야권에서는 미세먼지 추경과 경기부양 추경을 분리해야 할 뿐 아니라 이번 추경이 민생경제를 되살릴 수 있을지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추경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도 녹록지 않다.

야권의 추경 반대에 대한 질타의 목소리도 들린다. 추경 반대 논리보다는 민생 회복을 위해 오히려 추경규모를 더 늘려야 한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정부에 대한 질책도 들린다. 둔화되는 세계경제 성장세 속에서 우리나라 수출 역시 위축될 수 있는 만큼 대책마련을 위해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정부가 내다보는 성장전망치보다도 하락 압박이 더 커질 수 있으며 수출규모를 보더라도 2015년 수준으로 회귀하는 모습"이라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착시현상을 바라보는 만큼 추경 규모를 더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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