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KBO에 따르면 지난해 프로야구 관중은 807만3742명이었다. 구단별로도 관중 역시 늘고 있다. LG 트윈스는 21일 키움전 홈경기에서 사상 처음으로 누적 관중 3000만명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2010년 이후 해마다 관중이 100만명 넘게 찾은 영향이 컸다. 지난해 LG 트윈스 관중은 110만8677명이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달아오르는 야구 열기에 구단주와 광고주들이 프로야구 유니폼을 눈여겨보는 이유다.
이 때문에 지난달 5G를 상용화한 모기업 KT와 SK, LG의 각축전이 선수가 쓰는 헬멧에 그대로 반영됐다. SK 와이번스 헬멧과 왼소매에는 SK텔레콤의 5GX가 붙어있다. 5G에 무한한 가능성을 담은 X를 붙인 단어다. 무제한 요금제 이름이기도 하다. 오른 소매에는 SK텔레콤이 적혀있다. 모자 오른쪽에는 B TV, 왼쪽에는 SK증권, 헬멧 왼쪽엔 SK가스 Eco LPG 등 주로 계열사 이름이 들어갔다.
KT 위즈도 모자와 상의 오른쪽에 ‘KT 5G’를 새겼다. 통신사답게 자회사 스카이라이프를 상의 후면 상단에 붙였다.
이동통신 3위인 LG도 빠지지 않는다. LG 트윈스는 오른쪽과 왼쪽 소매, 상의 후면에 각각 ‘U+ 5G’ ‘U+ 프로야구 5G’ ‘LG U+’를 붙였다.
스마트폰 제조사의 5G 광고 경쟁도 불이 붙었다. LG 트윈스 모자에는 LG전자 첫 5G 스마트폰인 V50 씽큐(ThinQ)가 적혀있다. 삼성 라이온즈도 헬멧에 갤럭시 S10을 새겼다. 지난달 출시된 갤럭시 S10 5G는 현재까지 유일한 5G폰으로 새 통신망 수요를 전면으로 흡수하는 중이다. LG전자는 이달 출시 예정이던 V50 판매를 미루고 5G망 불안에 따른 안정화 작업에 들어갔다.
다른 구단 역시 잘 나가는 사업이나 주력 제품을 헬멧으로 보여준다. 두산 베어스는 모자와 헬멧, 왼쪽 소매에 두산인프라코어의 자회사 두산밥캣을 붙여놓았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과 선진 시장 판매 호조와 두산밥캣 성장에 힘입어 1분기 영업 이익이 2500억43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2415억7400만원보다 3.5% 증가한 수치다.
‘유통공룡’ 롯데의 특성도 유니폼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롯데 자이언츠 헬멧에는 롯데마트가, 상의에는 롯데홈쇼핑・꼬깔콘(원정 경기), 롯데백화점・칠성사이다(홈 경기)를 새겨넣었다.
KIA 타이거즈는 모자와 헬멧에 각각 K7과 쏘울 부스터, 상의 후면 상단에 쏘렌토 상표를 붙였다. 한화 이글스 유니폼도 계열사로 가득하다. 홈 경기 헬멧에 한화생명・한화토탈, 원정 때는 한화케미칼이 붙어있다. 홈과 원정 경기에 쓰이는 상의에는 한화생명과 갤러리아, 한화건설, 한화손해보험, 한화건설 등이 빼곡히 적혀있다.
다른 구단처럼 여러 계열사를 거느리지 않은 경우 자사 상표는 머리에, 스폰서 기업은 상의에 넣는 모습이다. NC 다이노스 헬멧에는 ‘리니지 M’이 붙어있다. 지난해 홍보 효과를 본 부경양돈농협은 올해도 NC와 손을 잡고 유니폼 상의 오른쪽에 돼지고기 상표 포크밸리를 넣었다. 왼쪽 소매에는 농협카드가 적혀있다. 오른 소매에는 ‘딱! 좋은데이’가, 상의 후면에는 페이코가 새겨졌다.
스폰서 상표가 우선일 때도 있다. 키움 히어로즈는 이번 시즌 TS트릴리온과의 스폰서십 계약으로 헬멧과 모자에 TS샴푸를 넣었다. 상의에는 휴온스와 KB생명, 네네치킨과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 등이 걸려있다.
프로야구 유니폼에 광고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많은 관중 수와 긴 경기 시간, 활발한 TV 중계 때문으로 보인다. 각 구단들도 기업 후원 계약을 알리며 이 같은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다만 넘쳐나는 유니폼 광고들이 경기 관람을 방해한다는 볼멘소리도 있다. 이를 두고 모기업의 도움이나 광고비 없이는 구단 운영이 힘든 프로야구의 현실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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