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3%로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우선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와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설비투자가 부진한 게 역성장의 주요 원인이었다. 전기 대비로 설비투자증가율은 -10.8%를 기록, 1998년 1분기(-24.8%) 이후 84분기만에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16.1%로 2009년 1분기(-19.4%) 이후 21년 만에 가장 낮았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 시장 부진과 현대자동차 노사협약 지연에 따른 공급차질도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건설투자는 0.1% 감소했다. 주택건설이 부진한 가운데 토목건설도 감소했다.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사업도 실제 집행에 시차가 걸린다고 한은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 장비 수입이 크게 줄었다. 여기에 1분기 날씨가 따뜻해서 천연가스 수입이 많이 줄어든 영향도 받았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는 지난해 4분기의 정부 지출 효과가 사라지면서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도 역성장의 주요인이 됐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경제성장률이 낮아진 건 지난해 이후 투자부진이 지속돼왔고, 연말부터 수출 둔화. 경제성장 모멘텀이 강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지출 기여도가 크게 하락한 영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4분기 정부지출은 1.2%에서 올 1분기 -0.7%포인트 낮아졌다. 박 국장은 “전년 4분기에 정부 기여도 커 기저효과가 반영됐다”면서 “정부는 재정집행률이 5년 내 최고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신규 SOC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절차 등 시간이 소요돼 1분기에 지출이 쓰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가 추진중인 추가경정예산(추경)은 경제성장률을 0.1% 올릴 것으로 봤다. 박 국장은 “경제통계국 입장서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부총리가 하는 말이 추경안에서 자본지출이 많아 재정 승수가 높고, 이에 0.1%포인트 정도 성장률을 올린다고 했다”면서 “경제성장 전망에 추경을 반영하지 않은 만큼 이 경제성장률에 플러스(+)로 작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자료=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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