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베이징 차오양구 인터넷금융협회 웹사이트에는 P2P 대출 플랫폼에 대한 행정 심사조사를 진행한다며 상부 지시에 따라 차오양구에 등록된 P2P 대출플랫폼 소유주나 고위 임원진은 오는 5월 31일까지 베이징을 이탈해서는 안된다고 발표한 통지문이 올라왔다. 차오양구는 런런다이, 이런다이 등 대형 P2P 대출업체가 대거 모여있는 곳이다.
최근 해당 통지문은 웹사이트에서 삭제됐지만, 이는 P2P 대출 플랫폼 단속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란 해석이다. 한 P2P 대출 관계자는 "업계에 불필요한 공포감을 심어줄 것을 우려해 삭제된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징뿐만이 아니다. 현재 다른 지역에서도 이미 P2P 대출 플랫폼 고위 경영진에 대한 '여행 금지령'이 내려진 것으로 확인됐다. 광저우에 소재한 P2P 대출플랫폼의 한 관계자는 "부사장급 이상 고위 임원들은 지난해말부터 해외 출국이 금지됐다"며 "이는 이미 업계에 알려진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전했다.
P2P 대출 플랫폼은 간단히 말해서 여윳돈이 있는 사람을 돈을 필요로 하는 사람과 연결해주는 중개 역할을 하는 곳이다. '핀테크 왕국'으로 불리는 중국에서 그동안 P2P 금융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제도권 금융에 가로막힌 서민들이나 중소기업들이 대거 이용하면서다. 중국 정부도 금융 혁신 차원에서 P2P 대출을 적극 장려했다. 중국 P2P 금융시장은 지난해 8월 기준 약 245조원 규모로, 전 세계 다른 국가 P2P 금융시장을 다 합쳐도 중국에 못 미친다는 통계도 나왔다.
하지만 느슨한 관리감독은 대출사기, 불법자금 조달 등 금융 리스크 문제를 낳았다. 지난 2016년 중국 대형 P2P 대출 플랫폼 이쭈바오는 전국적으로 90만명 투자자에게 500억 위안(약 8조6000억원)을 가로챈 게 대표적이다. 이는 중국 역사상 최대 금융 다단계 사기로 기록됐다.
최근엔 광둥성의 P2P 대출업체 '퇀다이왕'이 불법자금 조달 모집으로 정부 단속에 적발돼 약 44명이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업체는 약 22만명으로부터 145억 위안의 자금을 조달했는데, 이번 사건으로 투자금을 잃을까 우려한 투자자 1000여명이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중국 정부의 P2P 대출업체에 대한 규제·단속 강화로 한때 6000곳에 달했던 업체는 현재 1000곳으로 줄었다. 업계는 이중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업체는 30여곳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조만간 시행할 P2P 대출관리감독 세칙에 따르면 앞으로 전국적 규모의 P2P 대출 플랫폼 등록자본은 최소 5억 위안 이상이 되야 하기 때문. 중국 차이신망은 현재 등록자본이 5억 위안 이상인 P2P 대출 플랫폼은 30여곳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해당 세칙은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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