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합작을 햇빛 아래에서 투명하게 진행해 깨끗하고 바른 실크로드를 건설해야 한다. 비즈니스와 재정적 측면에서 지속성을 확보해야 한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전략이 관련국을 '부채의 함정'에 빠뜨리고 있다는 비판에 대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해명이다.
시 주석은 26일 베이징 국가회의중심에서 열린 제2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개막식 연설의 전반부 내내 일대일로의 정당성을 강조하는데 주력했다.
그는 "일대일로 건설을 제안한 것은 인류가 직면한 각종 위험과 도전에 맞서고 공동 발전을 이루기 위한 것"이라며 "150여개 국가 및 국제기구가 일대일로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일대일로가 중국의 배만 불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기업들은 프로젝트의 건설·운영·구매·입찰 등을 국제적 규범과 각국의 법률에 근거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일대일로의 성과가 해당 지역의 경제 발전에 실질적인 공헌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일대일로 참여국의 부채가 급증하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일대일로 건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발전의 시각에서 봐야 한다"며 "프로젝트의 선정·시행·관리 방면에서 지속 발전의 이념을 주입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시 주석은 '일대일로 융자 지도 원칙', '일대일로 채무 지속 가능성 분석 프레임' 등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다만 자신이 주창한 핵심 어젠다인 일대일로 전략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시 주석은 "모두가 함께 높이 올라 멀리 보고, 손을 잡고 앞으로 나아간다면 일대일로 건설의 아름다운 미래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프라 건설은 상호 연결을 위한 기초"라며 "고품질에 지속 가능하며 리스크가 없고 합리적 가격의 인프라를 함께 건설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일대일로 프로젝트 전문 채권과 실크로드 기금을 확대하고 다양한 개발 융자 합작 센터의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며 "더 많은 국가가 일대일로 투자·융자, 제3국 시장 공동 진출 등에 참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설의 후반부는 미·중 무역협상이 막바지 기싸움 국면에 접어든 점을 감안한 듯 대외개방 확대 의지를 재천명하는데 할애했다.
시 주석은 "외자의 (중국 시장) 진출 영역을 확대하고 (외자 기업의 진출을 막는) 네거티브 리스트를 축소할 것"이라며 "서비스·제조업·농업 시장을 개방하고 외자 기업이 더 많은 분야에서 독자 경영을 할 수 있도록 허가하겠다"고 말했다.
또 "자유무역시범구를 신설하고 자유무역항을 신속히 건설할 것"이라며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해 외자 기업의 합법적 권익을 수호하겠다"고 약속했다.
수입 확대 방침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자 세계의 시장으로 인민의 수요 충족을 위해 관세를 낮추고 비관세 장벽을 없애며 중국 시장의 대문을 계속 열겠다"며 "무역 흑자를 추구하지 않고 외국의 질 좋은 농산물과 제품을 수입해 균형 있는 무역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인위적인 위안화 절하를 지양하고 환율을 합리적인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한편 이날 일대일로 정상포럼 개막식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37개국 정상이 참석했다. 2년 전 첫 포럼 때는 29개국 정상이 참석한 바 있다.
시 주석은 포럼 참석을 위해 방중한 13개국 지도자와 릴레이 접견하며 일각에서 제기된 건강 악화설을 일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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